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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들의 '은밀한 알바'
고가 휴대폰 닥치는대로 모아 장물업자에 넘겨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입력 : 2012. 08.30. 00:00:00
경찰, 중간수집책·판매한 기사 등 80여명 적발


고가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휴대전화를 장물업자에게 팔아 넘긴 택시기사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택시기사들은 무려 80여명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29일 장물취득 혐의로 장물 전문매입업자인 김모(32·대구)씨를 구속하고 김씨에게 휴대전화를 넘긴 중간 수집책인 영업용 택시기사 임모(31)씨 등 6명을 입건했다. 또 경찰은 임씨 등에게 스마트폰을 판 또 다른 영업용 택시기사 75명의 명단을 확보, 조사 결과에 따라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택시를 운전하며 승객들이 차 안에 놓고 내리거나 주변에서 중간 매입한 휴대전화를 김씨에게 전달하는 '제주지역 현장수집업자'들이다. 이들은 수집한 스마트폰을 차량 등 김씨와 미리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 팔아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75명의 택시기사들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김씨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신용이 확인돼 별도로 관리되던 '개별 거래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한 택시기사는 팔아 넘길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취객 등을 대상으로 일명 '부축빼기' 수법으로 절취하면서까지 장물을 수집해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이들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시가 3억3000여만원 상당의 스마트폰 420여대를 개당 2만~15만원씩 받고 팔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 분실 또는 택시에 놓고 내린 사실을 알고 난 후 바로 연락을 취했으나 대부분 전화연결이 되지 않아 찾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는 경우 경찰에 신고하고,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앞선 지난 7월에는 취객 등이 택시에 놓고 내린 휴대전화를 장물업자들에게 개당 10~15만원씩 주고 팔아 넘긴 택시기사 2명이 입건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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