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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25)]독성 물질의 내면세계
입력 : 2012. 08.31. 00:00:00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필수물, 즉 사람을 비롯해 동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이산화탄소는 일산화탄소보다 산소 원자가 하나 더 많은 화합물이다. 그러나 일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보다 철이온과 결합력이 더 강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달리 일산화탄소는 맹독성 기체라 칭한다.

인간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다. 환기시설이 없는 장소에서 난방기구 등을 가동하면 불완전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에 의해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의 철이온과 강하게 결합하여 생명체에 필수적인 산소의 거동을 막기 때문에 인체에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즉, 공기 중에 낮은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존재해도 산소가 폐에 흡수되는 것이 어렵다. 산소의 계속적인 공급이 없게 되면 뇌는 의식을 잃게 되고, 산화된 헤모글로빈의 공급이 다시 이뤄지지 않게 되면 죽게 된다.

기묘하게도 뇌에 있는 어떤 신경세포에서는 일산화탄소가 전달분자로 작용함이 밝혀졌다. 그래서 일산화탄소가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지만 이의 미량은 뇌의 올바른 작용을 위해서 필요하다.

주석의 경우 원소와 간단한 무기 화합물에 비하면 유기금속 화합물(예:하이드록소트라이뷰틸주석(hydroxotributyltin), (C4H9)3SnOH)은 매무 유독하다. 이 물질은 감자, 포도덩쿨, 벼 등과 같은 식물의 살균제로 사용된다.

이 유기주석 화합물은 오랫동안 선박용 페인트의 재료로 사용됐다. 이 화합물은 배에 부착되어 속도를 상당히 느리게 만드는 굴등류(barnacles)와 같은 연체동물의 유충을 사멸시킨다.

그러나 유기주석 화합물은 서서히 주변의 물속으로 확산되어 항구 주변에 살고 있는 여타 해양생물을 파괴한다. 이런 이유로 선박용 도료로 유기주석 화합물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 주석은 흥미로운 물성을 지니고 있다. 주석은 실온에서 안정한 형태이지만 약 13 ℃의 전이온도 이하에서 장시간 방치하면 서서히 부서진다. 나폴레옹 군대의 군인들은 옷에 주석 단추를 달았으며 이를 요리기구에도 이용했다.

이들이 러시아를 침범했을 때 '몹시 추운 날씨 때문에 단추와 여타 기구가 부서지는 악재를 만났다'. 이로인해 사기가 저하되어 프랑스군이 패배한 것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물질에 대한 물성을 확인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탈륨(thallium)은 독성이 강하여 쥐약(Tl2SO4)이나 살충제에 쓰이지만,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나라에서 사용이 제한, 또는 금지되어 있다. 탈륨의 중독에 의한 증상은 몇 일 경과 후에 나타나고, 다른 질병들과 혼동되기 쉽기 때문에 무색무미의 이 수용성 탈륨염은 살인용 독극물로 이용된 적도 있다. 실례로 1992년 이라크 권력자에 의해 2명의 장교에게 탈륨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제때 탈출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탈륨은 지각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석탄의 연소, 시멘트 제조 등을 통해서 주변 환경에 퍼진다. 광석에서 납을 제련할 때도 위험한 부산물로 탈륨이 등장한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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