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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탐라국 큰굿축제를 완성하자
입력 : 2012. 09.17. 00:00:00
2012년 제주의 9월은 정말 바빴다. 세계인이 모이는 대형 국제회의인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그리고 지난해 30년 만에 복원된 '두이레 열나흘' 동안 한다는 큰굿을 3일 더해 무려 17일 동안 하고 마쳤다. 긴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던 큰굿, 무서운 마력을 가진 제주 큰굿,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전승돼 온 한류 하늘굿의 원형이라는 족보 때문에 세계인들 앞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제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 제자리에서 역할들을 잘 해낸 결과라 생각한다. 때문에 올해는 탐라문화제를 제주의 대표 축제로 키워내겠다는 포부가 있는 기획자들 틈에서 '탐라제전'의 밑그림이 그려졌고, 큰굿을 열렬히 사랑하는 큰굿보존회와 큰굿연구회를 비롯한 전통문화와 예술을 아끼는 여러분 덕분에 큰굿이 겨우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큰굿은 지난해 굿을 했던 성읍리 현청 앞 마방집에서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세계자연보전총회와 탐라제전 사이에 당당하게 '제주큰굿축제'로 기획됐고 성읍마을 마을굿으로서의 큰굿을 해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해 적어도 1년에 한번만이라도 제주사람들이 큰굿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됐다. 큰굿은 아무나 쉽게 볼 수 없었다. 탐라문화제 행사굿으로 30분에 끝나는 맛보기로 '초감제(굿의 맨 처음에 하는 신을 청하는 굿)'로 간단히 끝내버렸기 때문에 정말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시시한 굿으로 전락해 가고 있었다.

그러던 큰굿이 흑룡처럼 비상하는 용틀임으로 장장 10여일 동안 공연하는 장편의 영화를 다 보지도 않거나 볼 엄두도 못 내고 시알 잘하는 사람들은 아무개가 연출하여 만들어낸 굿이라고 빈정거리며 떠든다는 소리도 들린다. 굿 속에 제주 문화의 모든 것이 녹아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라도 굿판을 들여다 본 세계인들은 놀라는 기색이 분명했고, 일본과 육지에서 온 굿학자들과 팔도를 돌며 굿을 채록하며 자료 헌팅에 몸을 달구던 연구자들도 제주굿의 진면목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던 성읍의 큰굿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제주전통문화연구소와 큰굿보존회의 고마움을 전했고 굿을 보며 인정도 많이 걸었다. 정말 흐뭇한 굿판이었다. 그리고 필자도 놀라게 했던 굿이 있었다. 40년 동안 열심히 굿 공부를 해왔다고 자부했는데 서귀포 지역에서 성행했다가 20년 전 사라졌던 굿의 부활, 사가 집 큰굿에서만 볼 수 있는 큰굿의 막판에 하는 놀이굿 '시님 하소록(식모의 전상 내놀림굿)'을 서귀포지역의 큰굿을 재현한 굿이었기에 성읍리 큰굿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와 같이 제주의 굿은 무궁무진한 에너지와 함께 우리 문화의 노른자로서 여러 가지 '심방굿놀이' 형태로 남아 있었다. 그러므로 계속 발굴 복원돼야 하는데 혹자들은 사라져가는 우리 굿을 찾고 복원하는 작업을 보지도 않고 아무개가 연출한 굿이라 폄하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제주 큰굿의 미학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져주기 바란다.

9월 큰 대형 축제들은 큰 수확 없이 끝나고 있다. 아쉬움은 대형 축제 세 개가 하나의 중심을 가진 세 개의 테마, 고대에서부터 내려온 하늘굿으로서 제주문화의 원형을 갖춘 큰굿축제에다 제주의 자연, 제주의 문화, 제주의 예술을 조정하고 정비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축제를 완성한 탐라국 큰굿축제를 꿈꿔 본다.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민속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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