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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에 대통령직선제 개헌이 이뤄진 후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대선이 치러졌다. 나는 한 번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 결과 두 번은 내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 이번에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된다면 반타작은 하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대선 판세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나로서도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권 단일화 요구가 거셌던 1987년의 경우에도 마음속엔 이미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다른 대선에선 주저함이 없이 일찌감치 후보를 선택했었다. 일전에 은사님이 나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진보적 중도'(혹은 '중도적 진보')라고 짚어준 바 있다. 대체로 맞는 것 같다. 따라서 내가 아직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했음은 어느 야권 후보를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여름 강준만 교수의 '안철수의 힘'을 읽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 대선이 이른바 '30-30-40 게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고정표 30%, 야당 고정표 30%, 무당파 40%인데, 바로 무당파 40%가 선거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2007년 대선은 무당파가 거의 이명박 후보에게 쏠린 결과였다는 말이다. 야권에서는 무당파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 후보를 내야 승리할 수 있다. 강 교수는 무당파를 끌어들이는 데 안철수가 적임자라고 했다. 2012년의 시대정신은 '증오의 종언'이며, 거기에 안철수가 가장 걸맞다는 것이다. 나는 이 논리가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철수의 생각'도 바로 이어 읽고서, 부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안철수를 지지할까 마음먹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이 전승으로 후보로 선출되고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약진을 보이면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전에 '문재인의 운명'을 읽으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던 터여서 그의 약진이 반갑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노무현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아직도 서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이 두 후보가 단순한 단일화를 넘어서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안철수는 민주당 도움 없이 당선되기 어렵고, 문재인은 민주당의 힘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단일화를 이루되 한 사람은 대통령, 한 사람은 국무총리를 맡아야 한다. 나아가 내각도 공동으로 구성해야 한다. 윈윈 전략으로 단일화를 해야만 양쪽의 지지자를 흡수할 수 있다. 그래야만 무당파의 3분의 2 정도가 야권을 택하게 된다. 나는 이명박 정부가 크게 잘못한 일은 남북관계의 악화와 중앙집중의 심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최대성과인 남북화해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역사의 물줄기마저 거꾸로 돌리는 중대 과오를 이명박 정부는 저지르고 말았다. 박근혜 후보는 그런 과오를 바로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의 마인드가 남북대결 구도 속에 강력한 중앙집권을 도모했던 박정희 시대의 발전전략에 갇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 정권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누구를 내세워 정권교체를 하느냐인데, 택일하여 내세우기보다는 함께 내세우는 쪽이 성공 가능성이 훨씬 클 것이다. 안철수와 문재인은 낡은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실리를 택해야 한다. 사람들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가짜 광해에 박수치는 이유를 양측은 간파하기 바란다. <김동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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