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생명평화마을·평화군축포럼이 답이다
흔들리는 국익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가짜 안보'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2. 11.02. 00:00:00
2012년 3월, 구럼비 바위 기습 폭파는 거대한 국가 폭력의 상징과도 같았다. 강정주민은 물론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까지 긴급호소문을 통해 중단을 요구했지만 국가 폭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압도적 반대, 주민대책위·시민단체·국제 평화단체 및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저항에도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건설의 당위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제주해군기지는 너무나 많은 손해를 입히고 있다.

중국의 국력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정도로 커지면서 미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중동에서 10년 전쟁을 치러 심각한 재정적자로 군비 삭감이 불가피한데도 '아시아로의 귀환'을 선언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사력을 확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항모 추가 배치, 미사일 전력 강화 등 공군력과 해군력의 상당 부분을 아시아 지역에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추가적인 기지와 기항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제주해군기지의 건설은 한국이, 미국의 중국 봉쇄 전초기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 미국에게 제주해군기지는 대만과도 가깝고 오키나와기지보다 규모가 크다. 실제로 미군이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거나 한국군이 이어도를 지킨다는 목적으로 초계활동에 나선다면 중국은 제주해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배치, 공군 및 해군 작전 범위에 제주도 포함, 제주도 인근 수역에서의 군사훈련 실시 등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우리와 유일한 동맹이지만 중국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대중 교역액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으며 대중 무역흑자는 500억 달러에 이른다. 한반도를 군사적 충돌의 중심지로 만들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제주해군기지는 국가 안보와 국익에 있어서 심대한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안보상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그동안 제기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을 수 있는 융합적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백지화하는 대신에 해군이 제주항과 화순항에 확장·신설할 예정인 해경 부두를 '기항지'로 이용하고, 강정마을은 세계 생명평화마을로 지정하며,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취지를 살려 '동북아시아 평화군축 포럼'을 창설하는 것이다. 아무리 뜯어봐도 해군기지 건설 강행보다는 평화와 군축이 더 매력적이다. 정욱식 지음. 서해문집.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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