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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춘 칼럼
[김계춘 칼럼]'58년 개띠'와 18대 大選
입력 : 2012. 11.06. 00:00:00
5일자 모 신문은 베이비부머 '58년 개띠생'에게 듣는 대선(大選) 문제를 다뤘다. 베이비붐 세대는 6·25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증한 1955~1963년생들을 일컫는다. 왜 하필 '58년 개띠'라고 의아해할 지 모르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절정기가 바로 1958년 개띠생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인구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사에 의하면 1955~1957년생은 70만명대, 1959~1960년생은 80만명대였지만 1958년생은 무려 100만명이 넘었다. 이들에겐 진학을 비롯 취업 등 모든 것이 치열한 경쟁이었다. 소를 판 돈으로 대학을 갔다고 해서 '우골탑(牛骨塔) 세대'란 말도 들었다.

이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산업화의 공(功)은 선배들에게, 민주화는 후배들에게 내준 '낀 세대'이기도 했다.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왔지만 40대 들어서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그리고 이제 속절없이 은퇴를 당하거나 소속 직장의 끝자락에 서서 불안한 앞날을 걱정하는 나이가 됐다. 58년 개띠생들에게 이번 대선은 '노후(老後)'와 직결된다는 대답도 그래서 나온다.

제18대 대선을 앞둔 이들의 주문은 한 목소리였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험활용 등 은퇴 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장밋빛 일자리 및 복지정책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정책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그 뒤안엔 부푼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았음에도 '일그러진 자화상(自畵像)'에 대한 자괴감과, 쥐꼬리만한 국민연금 외에는 의지할 게 별로 없다는 절절함이 배어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50년대생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세 후보가 모두 찬성하는 '임금피크제와 연계한 60세 정년 법적 의무화'만 하더라도 이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철밥통으로 치부되는 공직이나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이미 퇴직한 상태인 탓이다.

'58년 개띠'로 대변되는 베이비붐 세대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이번 대선이 정쟁(政爭)으로만 치닫고 있는 점이다. 요즘 정치판의 최대 화두는 야권 발(發) '후보 단일화'다. 문재인과 안철수 진영이 치열한 머리싸움을 전개중인 후보 단일화는 그 이외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종국(終局)은 '정권 쟁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NLL(북방한계선)이나 정수장학회 문제 등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그 와중에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 및 민생(民生)을 위한 정책들은 실종된지 오래다. 아니 그런 정책들이 있었는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특히 세 후보 공히 '국민과의 소통(疏通)'을 강조하지만 선거 때의 말 장난임을 눈치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현재의 대선판을 '그들만의 리그'라 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희경의 소설 '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 친구들의 이야기가 주제다. 소설 속 개띠들은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즉 역사의 소용돌이를 헤쳐나오지만 결국은 '비주류나 아웃사이더'로 전락하고 만다. 늘 변화의 시작과 끝지점에 있어 왔던 58년 개띠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에게 '노후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가 마음에 와 닿는 것은 필자 역시 '58년 개띠'이기 때문일 것이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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