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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전쟁, 그리고 전쟁같은 선거
입력 : 2012. 11.19. 00:00:00
이제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가 전쟁을 치르듯 치열하다. 포탄이 오가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이 아닐 뿐 선거는 선거운동본부가 꾸려지고 참모들이 전략을 짜내며 실탄을 쏘아 댄다. 명분과 지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선전전이 벌어지며 때로는 비인간적이고 비이성적 공격도 쏟아진다.

전쟁과 선거는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나뉘며 권력이 바뀌고 파괴와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본질적 유사성이 존재한다. 정치학자들은 전쟁을 정치의 연장선으로 본다. 정치가 그 기능을 다하지 못했을 때 마지막 비극적 해결책으로 전쟁이 일어난다.

상존하는 사회적 갈등과 모순이 정치라는 영역에서 해결되지 못했을 때 가장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 정치 행위인 전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생명과 자연에 대한 파괴는 물론이고 기존 사회를 지배하던 문화와 체제까지 파괴한다. 이러한 파괴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창조를 불러오며 사회를 변화시켜 왔다.

효율적으로 적을 죽이기 위한 새로운 무기개발에 온갖 과학기술이 동원되고 군인과 물자를 실어 나를 자동차와 항공기 산업은 전쟁을 치르면서 발전한다. 또 새로운 가치와 이념, 문화와 문명이 전파돼 기존 사회체제와 이념이 무너지며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창조와 변화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해도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전쟁은 합리화할 수 없는 반인권 반문화적 범죄행위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정치가 합리적이고 이성적 영역내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정치영역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과 기능은 선거를 통해 이뤄진다.

선거 역시 파괴와 창조라는 본질에서 전쟁과 유사할지 모르나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동의하는 합법적 정치 영역내 활동이며 다행히 살생무기가 사용되지도 않는다.

정치권력은 선거과정에서 현존하는 사회현상과 모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그 결과는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물론 전쟁만큼 크고 혁명적 변화를 이룰 수 없을지 모르나 전쟁만큼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도 않기에 정치적 행위로서 선거는 행복한 변화를 가져오는 합리적 행위로 대부분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의민주주의 제도와 함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축제와도 같다는 선거는 늘 냉소주의와 무관심으로 인해 그 의미와 가치가 위협받는다.

선거때마다 떠도는 '바꿔보았자 거기서 거기다'란 패배적 생각은 선거가 갖는 변화라는 본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거나 '지금 이대로!'를 외치며 양극화한 사회속에서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뿌려놓은 마약같은 말에 속는 일이다. 지금까지 숱한 선거를 거치며 사회는 많은 변화를 이뤄내고 있음은 지나온 역사에 조금만이라도 눈을 돌려보면 알 수 있다.

"노예 같은 이들을 보며 그 불행은 슬퍼하지만 그들이 투쟁하지 않는 것에는 분노한다.(哀其不幸 怒其不爭)"라는 중국 혁명가이자 소설가인 루쉰과 "기권하지 말고 꼭 투표하라"며 창조적 저항을 외치는 93세 늙은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은 스스로 삶과 권리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자 저항인 투표마저 포기하는 우리를 꾸짖는다.

이제 한 달 후 맞는 대통령 선거일은 양극화로 인한 피해자,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과 같이 어려운 삶으로부터 변화를 바라는 이들에게 희망과 같은 저항공간이어야 한다.

<김효철 (사)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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