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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모기가 없었던 여름이 지나가고 태풍이 몇 차례 지나가더니 다시 모기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해 가을이 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었다. 가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햇살은 뜨거웠고 여전히 에어컨을 켜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해가 지면 날이 선선해지기 시작했고 밖을 나갈 때면 옷장에서 카디건을 꺼내서 들고 다녔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시원해짐을 느꼈고 가을이 왔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딱 이맘때일 것이다. 사람들이 가을이 왔음을 느끼는 것이. 거리에 단풍이 져도 날이 덥다면 그것은 가을이 아니다. 사람들은 스스로가 거리의 향이 습함에서 건조함으로 바뀐 것을 느끼면서 가을이 왔음을 직감한다. 비록 이 느낌이 우리 머릿 속의 가을과는 시기가 맞지 않을 수 있겠지만 가을은 올해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왔다. 10월 중순부터 우리의 곁에 성큼 다가온 가을은 수많은 커플을 맺어주고 그와 대조적으로 수많은 우울증 환자를 만들어 냈다. 지난 여름에 솔로 부대로 돌아온 솔로는 다시 부대를 탈영했고, 언제까지나 옆구리가 시리다고 투덜댈 수 없는 사람은 옆구리를 채워줄 연인을 만들어갔다. 아마도 대학생인 내가 커플을 가장 많이 보는 시기는 3~4월, 그리고 9~10월일 것이다. 이처럼 커플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떨어져 있는 낙엽만 보아도 기분이 울적해질 것이고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 나설 것이다. 영화, 로맨스 소설, 드라마, 시 등 어떤 것으로도 그들의 마음을 온전히 채우지는 못하지만 스스로를 위로하는 데는 좋은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모자라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카톡'을 날려보고 괜히 술 한 잔 마셔보고 소개팅 자리를 찾아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친구가 내게 한 말 중 하나가 "가을은 행복과 어울리지 않는다" 라는 말이었다. 날씨가 맑아도 쌀쌀한 날씨와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하늘,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높은 하늘, 그리고 그 색을 더욱 짙게 물들여가는 노을까지 가을에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너무나 좋은 것들이 모여 있다. 옆구리가 시린 것은 덤이다. 이를 노린 것일까. 왠지 온라인 음원 차트에는 여름에는 보기도 힘들던 발라드 곡들이 점령해 있다. 헤어진 연인과의 이야기, 이루지 못한 사랑 등 발라드의 주제는 사랑이다. 공감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애절한 선율과 가사는 공감대를 넘어서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댄스곡마저 없어서 주위에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 밖에 없던 올해의 가을은 누구에게나 더욱 우울함을 제공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울함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를 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우울함을 한 번 끝까지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딱 오늘까지만!'이라는 생각을 하며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해 하고 나면 충분히 본인 스스로도 어느 정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고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 후의 민망함은 본인의 몫이다. <오현민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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