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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광장
상상파티
입력 : 2013. 01.08. 00:00:00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즐거워지는 일들이 있다. 새해에는 제주에 그러한 일들이 가득하길 바라며, 평소 쌓아두었던 엉뚱하고 현실성이 부족하지만 기분만은 좋아지는 상상들을 글로써 풀어보고자 한다. 새해니까, 아무리 황당한 아이디어라도 독자 여러분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실 테니까.

먼저 올레길을 걸으면서 더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것들이 있다. 올레길은 이제 제주도 전역에 생겨 올레표시만 따라 걸어도 제주도를 일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게다가 다른 도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연달아 이루어내면서 양적으로도 거대해졌다. 이제부턴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할 때다. 물론 우선적으로 올레꾼들의 안전을 위한 구조물들을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런 다음 올레길 관련 상품이나 제주산 상품을 파는 '올레슈퍼(가칭)'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은 올레길 주변에 위치한 SSM(기업형 슈퍼마켓)에서 그러한 상품들을 팔고 있지만, 그 편의점들의 수익은 외지의 본사로 가게 된다. 그럴 바엔 SSM을 벤치마킹하여 올레길 중간중간에 있는 동네 슈퍼들을 올레슈퍼로 지정하여 올레꾼들의 휴게소로 기능하게 하고, 더 나아가 외진 곳에 있어 다소 치안이 빈약한 지역의 치안까지 맡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올레길로 발생하는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현지주민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고, 올레길의 치안수준 또한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올레슈퍼와 더불어 '올레버스(가칭)'를 신설하는 것이다. 현재는 시외버스 정류장 몇 군데의 이름 옆에 올레 몇 코스라고 표시해주는 것이 전부지만, 올레길만을 순회하는 올레 버스를 만든다면 긴 올레길이 버거운 초보 올레꾼들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키고 교통이 미흡한 읍면지역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번에는 최근 대중에게 크게 환영받고 있는 멤버십제도를 보며 생각한 것인데,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멤버십제도가 적용된 '명예제주도민증(가칭)'을 발급해주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의 관광관련 멤버십제도는 각각의 사기업에 의해 몇 개의 큰 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이 시스템을 제주도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통합해 영세한 상권(재래시장을 포함한)까지 가맹점으로 아우르는 거대한 멤버십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 멤버십제도는 명예도민증의 형태로 발급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제주에 갖는 애착심을 더 크게 키워줄 수 있을 것이고, 관광물가가 비싸다며 늘 불평하는 관광객들의 볼멘소리를 어느 정도 잠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순한 모양의 축사를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인 '오소록'을 보며 떠올린 것인데, 읍면지역의 큰 골칫거리인 빈집과 그 집에 딸린 감귤저장고를 아뜰리에 및 문화공간으로 꾸며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빈집은 작품활동은 왕성하게 하지만 형편이 빈곤한 아티스트들에게 생활공간으로 대여해주고, 그 집에 딸린 감귤저장고는 아뜰리에 및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대여해주는 것이다. 제주의 독특한 풍경에 반한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주거와 작품의 상설전시 및 판매를 보장해줄 수 있는 이 프로젝트는 분명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마을 단위로까지 확대가능하다.

이상, 신년특집 '상상파티'였다.

<양은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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