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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입춘굿서 모흥혈·광양당 나라굿의 삼분체계
입력 : 2013. 01.21. 00:00:00
나는 해마다 입춘절이 다가오면 올해의 '탐라국 입춘굿'과 고대의 나라굿 [國祭]에 대한 탐라문화의 수수께끼를 얼마나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 입춘(立春), 새 철드는 날의 하늘굿, 광양당의 당제는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하는가?

탐라 땅에는 모흥혈(毛興穴)과 광양당(廣壤堂)이 있었다. 현재 모흥혈은 삼성혈이라 이름이 바뀌었고, 광양당은 조선 철종 때 없어졌다. 모흥혈(毛興穴)은 삼신인(三神人)이 굴에서 태어난 곳으로 심방이 굿할 때 보면, '모인굴'이라 한다. 모(毛)는 삼(三)과 을(乙)의 합성어로 '품(品)자형 동굴'을 뜻하며, 을(乙)은 을나(乙那) '어린아이'를 뜻한다. 그러므로 '모인굴'은 세 사람의 신이 된 아이가 태어난 동굴이란 뜻이다. 삼신인의 모흥혈은 고씨, 양씨, 부씨 삼성 시조의 발생지로 바뀌었기 때문에 삼성혈이라 한다.

'品자 형 동굴'은 삼신인 삼성(三聖) 탐라국 건국시조신화의 삼분체계(三分體系)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이다. 그것은 '다른 세 개의 뜻을 지닌 완성된 하나'이며 여러 가지 제주신화의 삼분체계를 완성했다. 혼인지나 모인굴의 品자형 동굴처럼 '다른 셋의 모여 완성된 하나를 이루는 신화'의 체계는 신당에 가면, 신이 상주하는 구멍, 상궤, 중계, 하궤가 있으며, 신당의 단골 조직은 상단골, 중단골, 하단골로 조직돼 있다. 삼사석에 활을 쏘아 땅을 나눴던 일도, 이도, 삼도의 삼도분치(三都分治)와 같은 원리도 삼분체계로 된 신화문법을 완성했다.

나라굿을 지내는 광양당은 삼신인을 당신으로 모신 당, 입춘날 농경의 신, 자청비가 5곡의 주곡과 7곡의 부곡, 열두시만곡(12곡)의 씨앗을 가지고 탐라땅에 내려와 머무는 탐라의 중심, 광양 1번지이다. 신화에 의하면, 을축 삼월 열사흘 날, 자시(子時)에 하늘에서 난 고(高)의 왕, 축시(丑時)에 하늘에서 난 양(良)의 왕, 인시(寅時)에 하늘에서 난 부(夫)의 왕 삼성(三聖)의 하강한 성지, 삼성이 높음[高], 어짐[良], 뛰어남[夫]을 펼치기 위해 하강한 넓은 땅이란 의미를 지닌다. 큰굿의 초감제를 살펴보면 탐라국 건국 초기의 광양당과 모인굴 이야기가 나온다. 하늘과 땅의 질서는 이렇게 잡혀나갔다.

맨 처음의 세상은 왁왁한 어둠이었다. 그것은 신이 없는 세상, 신이 떠나버린 세상으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신구간이다. 천지혼합에서 하늘과 땅이 개벽해 밤과 낮이 갈리고, 아침이 와서 동쪽에서부터 해가 떠오르는 천지창조의 과정이 그려진다. 이는 새철 들면, 하늘의 신들이 지상에 내려와 이 땅에 질서가 잡혀가는 것처럼, 지상에는 15성인이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신들이 지상에 내려와 땅을 다스리게 되는 입춘날, 농경신 제석할망 자청비를 모시고 땅에서 나와 탐라 땅에 나라를 연 아이, '삼신인(三神人) 삼을나'를 광양당에 왕으로 모시고 영평 8년, AD 65년에 세상을 열었으니, 광양당은 그때부터 모인굴의 삼신인 삼을나(三乙那) 신을 모시고 나라굿을 여는 곳이 됐다.

그런데 조선조에 들어와서 광양당의 국제는 한편으론 삼성제로 바뀌었고, 다른 한편으론 기능이 축소된 마을제로 바뀌었으며 신격도 삼신인이 아니라 '한라산 신(神)의 아우' 정도로 신격이 축소되었다 없어지고 말았다. 입춘굿에서 광양당 나라굿의 완성은 그만큼 중요한 몫을 지니고 있다.

<문무병 민속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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