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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흑사(黑蛇), 검은 뱀의 해로 뱀 중에서도 영물(靈物)로 발전과 번영의 해라고 해석하고 있다. 우리가 일고 있는 뱀의 종류는 수없이 많아서 지역마다 나라마다 뱀에 대한 해석 또한 다르다. 뱀은 다른 동물과 달리 죽지 않고, 허물을 벗을 때마다 되살아나는 신비하고 영원한 생명의 동물이라는 의미로 믿기도 한다. 이는 재생의 힘, 다시 말해 의술로도 상징하기도 했으며 반면 그 차가운 눈과 독으로 인해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슬람교의 전설에 따르면 원래 뱀은 낙타와 비슷한 다리가 있어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악마 이블리스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악마의 부탁으로 그를 입 속에 넣고 에덴동산에 들어감으로써 신으로부터 다리가 없어지는 벌을 받아 지금처럼 온몸을 움직여 기어 다닐 수밖에 없게 됐다는 신화가 전해온다. 이 세상 처음에 불사의 영액(靈液)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뱀이 훔쳐 먹어 낙원 상실, 즉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으로 인해 낙원에서 쫓겨났다면 조금은 이해가 될까? 동양에서는 큰 뱀이나 이무기는 어떤 저주로 인해 용이 돼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았다. 동양적 가치관으로 본다면 뱀에게 처녀를 바치는 행위라든지 신성시하는 행위는 용에 대한 희생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김녕사굴의 거대한 뱀 이야기도 이와 상통될 수 있다. 판관 서련이나 영천 목사는 제주 백성을 위해서 큰 뱀을 죽이지만 결국은 뱀의 혼령으로부터 살아남지 못했다고 전해온다. 이것은 뱀을 신봉하는 제주 사람의 신앙 체계로 뱀이 재물과 소원을 들어주는 칠성의 의미로 각 집안마다 신적인 존재였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이제 우리 생활 속 다른 문화로 찾아오고 있다. 뱀을 사육하며 반려동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야기, 아마존강 깊은 늪 속에 서식하는, 상상도 못하는 크기의 아나콘다를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 사람이 되고 싶어 혼령으로 인간을 사랑한 이야기 등은 영화 속에서 뱀 이야기로 새롭게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다. 1994년에 제작된 '아나콘다'는 아마존강 늪에서 서식하며 사는 뱀이다. 전설 속의 희귀한 식물인 영생란 즉 혈난초(Blood orchid)를 먹고 강인한 힘을 갖고 장수하기 때문에 그들은 늘 배고프다. 본래 아나콘다는 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종족번식을 방해하는 자들을 삼켜야 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 아닌가 싶다. 혈난초를 놓고 벌이는 뱀과의 사투(死鬪)다. 중국 4대 민간전설의 하나로 내려오는 백사전전설(白蛇傳傳說)이 영화로 최근 스토리텔링됐다. 항저우(黃州) 서호를 배경으로 수련을 통해 여인이 된 백사와 평범한 사내와의 사랑이야기로 백사는 법사로 하여금 뇌봉탑에 가둬져 더 이상 인간세상에서 사랑을 나누지 못하게 된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매일같이 뇌봉탑을 지키며 혼령을 위로하는 애절한 스토리이다. 지금은 최고의 관광지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그 주변 관광지까지 활성화해 중국의 무위자연 철학사상을 말없이 강조하고, 불교문화와 인간 우선이라는 세계관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제주의 뱀 신화는 뒤떨어짐이 없다. 다만 어떠한 콘텐츠로 제주의 스토리를 알릴 것인가에 대해선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유독 뱀이 아닌 우리에게 친근한 십이지간(十二之干)을 통한 동물에 대한 설화 스토리텔링 연구도 필요하다. 자연과 가장 가깝고 신들의 고향인 제주는 가장 강력한 문화콘텐츠로 최고의 문화관광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노미경 한국스토리텔링작가협회제주지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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