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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반드시 한번 씩은 꾼다는 '군대 가는 꿈'을 나도 여러 번 꿔봤다. 처음에는 순순히 입소를 하고 훈련도 받았는데, 그런 꿈을 자주 꾸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훈련소 문을 뛰쳐나와 도망가는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오는 주말이면 만30세가 된다. 원래는 1월 21일 논산 훈련소로 가야했으나, 국민의 헌법적 기본권을 박탈하는 국가를 상대로 법정소송을 하겠다고 하니, 병무청에서 "더 생각해보라"며 입영연기라는 꼼수 같은 배려(?)를 해줘서 4월로 미뤄졌다. 어찌됐든 올해 상반기 중에는 내 생애 마지막 현역병 입영통지서가 나온다.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를 써야하는 내 처지를 아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던지는 말들이 있다. 처음에는 "다 늙어 군대 가면 어린 애들한테 고생 좀 당하겠다"고 하다가,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이제까지 안가고 뭐 했나"라고 묻는다. 결국 마지막에는 "군대는 빨리 갔다 오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안 가는 게 제일 좋다"라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사람취급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월급은 형편없고, 가끔씩 사고가 발생해 죽거나 다쳐도 아무도 책임 안지는 군대에 누가 가고 싶을까? 이런 대한민국 군대에 매년 30여 만 명이 입영을 했고, 전역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겪은 열악한 군대상황이지만 왜 아직도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는가. 850만 명에 달하는 재향군인회 회원이 군대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했더라면 상황은 많이 변했을 것이다. 고민해보니 예비군 훈련까지 받느라 현역병 처우 개선을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는 전역자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현실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군대 내부의 반인권적 제도와 관행을 감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만들었다. 병장이 되면 이등병 당시를 다 잊는 것일까? 아니면 잊고 싶은 걸까? 올해 7월 27일로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맺은 지 60년이 된다. 한 갑자의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변한 것은 없다. 오히려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의 국방·안보 분야 실정으로 인해 상황은 더 꼬여만 가고 있다. 사병 복무기간 단축을 중단시켰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기했으며, 멀쩡한 책들에 불온서적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그리고 남북 대화·교류·협력을 무기한 중단시킨 결과, 연평도 포격·북핵 실험·미사일 발사를 유발시키면서 남북간 냉전 상황이 열전으로 뒤바뀌는 듯하다. 한편 수도권을 지키는 군사공항인 성남비행장 활주로의 각도를 바꾸면서까지 15년간 논란이 됐던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가해, 자본가의 사익을 위해 국가안보를 후퇴시키는 이상한 결정을 내렸다. 롯데호텔 사장은 이명박의 대학 동기였다. 박근혜는 이명박 보다 나을 것인가? 연초부터 군복무기간 단축공약 폐기를 주장하는 군부관료세력의 준동이 심상치 않다. 이등병의 목숨은 군 최고통수권자가 어떤 국방정책을 펴는지에 달려있다. 아버지는 국가를 지키러 가는데, 국가는 그의 아들을 지켜주지 않겠다고 한다. 2002년 이후 매년 5~6명씩 나오던 병역거부자가 작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 생애 마지막 입영통지서가 도착하는 4월엔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동주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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