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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은 스스로 생겨난 것을 뜻한다. 산과 바다, 석유와 가스, 바람과 흙, 노루와 사자, 장미와 유채꽃은 모두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다. 인간의 삶과 연관될 때 자연은 자원이 되고 경관이 된다. 자연의 특정 요소가 자원으로 간주되는 데는 인간 사회가 변동할 때마다 달랐다. 이러한 이유로 한 사회가 중요하다고 간주하는 자연적 요소를 통해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의 가치와 욕구를 읽을 수 있다. 또한 자원을 사용하고 분배하는 방식은 그 사회의 작동원리를 보여준다. 왜냐하면 자원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려고 들 때에는 그 양이 줄기 마련이다. 그러면 가격은 올라갈 것이다. 규제와 관리를 위한 제도와 법이 등장하게 된다. 자연적 요소를 자원으로 전환하는 데는 사용가능한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물론 기술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이 기술은 부의 원천이 된다. 우리보다 앞섰다며 따라잡으려던 나라들은 기술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21세기에 제주도의 자연은 그야말로 인기 절정이다. 제주도의 자연은 그동안 변한 것이 없는 데도 말이다. 한라산은 섬 한 가운데 그대로 있고, 오름과 바다, 하늘과 땅, 바람도 그대로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변동과정에서 가난과 낙후지역의 대명사였던 제주도는 이제 생태낙원과 청정지역으로 칭송되고 있다.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연적 요소가 자원이 되고 경관이 될 가능성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1960년대부터 공장 기계를 통해 물건을 생산, 수출하는 시스템으로 한국 사회가 전환될 때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이러한 발전 과정 속에서 소외됐다. 해안마을 해녀들의 물질과 밭일, 어부들의 고기잡이, 중산간 마을 농부들의 밭일, 마부들의 목장일이 제주도 경제의 등뼈였다. 이러한 생존활동은 정교한 기술 체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높은 강도의 노동을 필요로 했다. 존경받는 일도 아니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긴 겨울처럼 제주도의 자연적 조건이나 잘 구축되지 않은 도로나 항구 등은 이 일을 더 어렵게 했다. 반면 본토에서는 공장의 기계를 부지런히 돌리면서 사시사철 물건을 수출했고 부를 쌓아가면서 고층건물을 올렸다. 사회적 지위도 올라갔고 권력도 쌓았다.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연기는 누구의 말마따나 조국의 번영된 미래를 약속했다. 반면 제주도의 파란 하늘과 바다는 보는 사람을 눈물 나게 하는 빈곤과 저발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배고픔을 없애겠다는 산업화 프로젝트는 30여년 정도 지나자 배를 굶으면서까지 살을 빼려는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냈다. 시커먼 연기 속에서 쌓아올린 부는 세계경제 10위의 영광을 주었지만 숨쉬기 어려운 삶의 조건을 만들었다. 마음이 아프고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늘어난다. 자연적 생의 주기를 자기 손으로 끊으면서 떠나는 일도 많아졌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동안 변한 게 정말 없어 보이는 제주도의 자연적 요소들은 위안까지 주는 것이다. 빈곤과 저발전을 대표했던 제주도는 이렇게 생태낙원으로 변모한다. 한국사회의 산업화 과정에서 본토 사람들과 섬사람들은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했다. 그것은 부와 지위의 불평등성이다. 제주도의 자연이 자원이 되고 경관이 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신옥 제주대학교 세계 환경과 섬 연구소 연구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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