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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피크 시대 제주물의 가치
입력 : 2013. 03.19. 00:00:00
물은 인체의 2/3 정도를 차지한다. 음식 없이 6주간 살 수 있어도 물 없이는 1주를 못 넘긴다. 물 없는 세상은 한시도 상상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은 예로부터 중시돼 왔다. 동의보감에서는 물을 33가지로 구분하고, 물만 잘 마셔도 건강할 수 있다고 했다. 노자는 '물은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강하다'고 했다.

과거에는 하늘이 내려준 만큼의 물을 잘 이용하면 됐다. 하지만 산업화와 지구온난화는 물의 개념과 가치를 바꿔 놓았다. 가둬 쓸 물 자체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0.6℃ 상승했다. 지표온도가 1℃ 증가하면 대기 중 수증기 함량은 7% 증가되고 그 만큼 강우량은 줄어든다.

물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하다. 멕시코시티는 과다한 지하수 사용으로 100년 전보다 지반이 4m나 내려앉았다. 예수가 세례 받은 이스라엘 요르단강은 수위가 낮아져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해수가 지하수로 유입돼 농업이 타격 받고 있다. 수질오염도 물 부족 원인의 하나다. 세계인구 약 9억 명은 오염된 물을 사용한다. 우리나라 부산과 경남 간 남강을 둘러싼 물 분쟁도 낙동강 수질오염으로 비롯됐다.

UN은 2025년 세계인구의 1/2이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경고했다. 문제는 물을 대신할 것이 없다는 점이다. 석유가 고갈된다는 '오일피크' 보다 '워터피크(water peak)'의 미래가 더 무서운 이유다.

물이 귀해지면서 물산업이 뜨고 있다. 상하수도를 포함한 세계 물산업 규모는 약 530조 원이다. 두바이는 500만 인구를 위해 매년 2조5000억 원을 해수담수화에 투입한다. 석유 팔아 물을 사는 셈이다. 21세기가 물의 시대가 될 것이란 포춘紙 예상이 들어맞고 있다.

생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좋은 물에 대한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생수시장규모는 약 100조 원이고 연 6% 성장세다. 국내는 약 7000억 원이며, 경제성장률 대비 약 3배의 고성장세다. 고가 제품도 인기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Bling H2O'는 375ml 한 병이 8만원이다. 물부족이 심각할수록 물의 가치는 커질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1961년 지하수 개발에 성공한 이래 물의 혜택을 받아왔다. 풍부한 강우가 지하수로 잘 스며들고 비교적 빨리 흘러 뽑아내도 잘 채워지기 때문이다. 수질도 세계적 수준이다. 하지만 물 문제에 대해 제주도도 예외가 아니다. 농업지역을 중심으로 물 부족과 수질오염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제주자치도 수자원본부는 '수자원관리종합계획'을 보고했다. 지하수 함양량과 지속이용가능량 등 구체적 데이터가 많이 보강되고 수자원 확보와 보전·관리 대책도 체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량 조정 등 제도적 부분은 벌써 방안마련에 착수했다니 고무적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유리병에 담은 '한라수'를 시판 예정이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기업으로서 도민에게 이익을 최대한 환원하기 위함이다.

제주도는 수자원의 95%를 지하수에 의존한다. 지하수 보전이 절대적이다. 우수한 물을 이용해 부가가치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자원 관리와 물산업 육성 계획은 차질 없이 실행돼야 한다.

<강경구 제주도개발공사 부장·농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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