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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북 핵(核), 대한민국 길들이기에 나서다
입력 : 2013. 03.25. 00:00:00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가 '2008 합동작전 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아시아 대륙에 5개 핵 보유국이 있다"며 중국·인도·파키스탄·북한·러시아를 영문 이니셜 순서에 따라 명기한 것이 2008년 11월 25일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제재, 그리고 한반도비핵화선언·제네바합의·6자회담 등 지속되는 대화와 협상에도 불구하고 1차 핵실험(2006년), 2차 핵실험(2009년)에 이어 올해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성공시켰다. 또 유용한 핵폭탄 운반수단인 장거리 미사일은 작년 한 해에만 4월과 12월 두 번씩이나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12월에 발사한 미사일 가격을 13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 시세로 옥수수 약 450만 톤을 구매, 주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엄청난 돈이다.

'핵무기는 보관만 하고 있어도 그 역할은 빛난다'는 말이 있다. 이 말 속에는 핵은 사용할 수 없는 무기요, 방어용이요, 어쩌면 평화적이라는 패러독스가 숨어 있다. 사실 핵폭탄은 1945년 이후 지금까지 2차 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두 도시에 투하됐을 뿐이다. 핵 보유국끼리 전쟁이 나면 두 나라가 모두 망하기 때문에 서로 공격할 수 없는 '핵억지 상황'이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핵억지 상황'을 통한 평화에는 중대한 맹점이 있다. 바로 핵 비확산체제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위시한 이른바 '불량 국가'들의 존재다.

특히 북한은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고, 이들을 빈번히 수출하는 공급자의 위치에 있다. 이런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끝내면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장 잡배도 써서는 안 되는 폭언은 다반사이고, 남북한 간에 이뤄진 모든 합의를 파기하는 관계단절을 밝히는가 하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도 모자라 '핵 불바다' '제2의 조선전쟁' 등 정상적인 국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1972년, 아물지 않은 6·25전쟁의 상흔과 극한 대립의 와중에서도 북한과 7·4남북공동성명을 합의했다. 이후 우리는 북한의 지속적인 갈등 조장에도 대화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으며, 북한이 무력 공격할 때도 우리는 방어적이었으며,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1989년 9월 프랑스 상업위성이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지고, 한반도의 운명을 속박해 온 북한 핵문제는 우리의 희망 섞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해결되거나 해결의 문턱에 접근한 적이 없었고, 단 한순간도 호전됨이 없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랄까. 북한이 아직은 핵탄두의 소형경량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표적들을 정밀 타격할 수준의 미사일은 보유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즉 북한의 '핵무기 체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 큰 지혜와 용기와 단합된 힘이 요구되는 이유다. 북 핵은 우리 자신의 명운(命運)이 걸린 문제일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무장으로 인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나라는 북한과 등을 맞대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라는 엄연한 사실에는 아무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 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서울만이 아니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며 "제주도 한라산(漢拏山)에 최고사령관기와 공화국기를 휘날리 겠다"고 했다. '핵 무장한 북한과 협력하며 공존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불변의 명제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요즘이다.

<문대영 제주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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