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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관광개발과 자연의 조화, 사람이 하기 나름
입력 : 2013. 04.04. 00:00:00
케빈 린치(Kevin Lynch)가 쓴 저서에 의하면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발한 단지(團地) 조성에 있어서 아무리 치밀하고 계획적인 단지계획이 이루어진다 해도 단지는 홀로 방치돼 있을 때 가장 좋다고 했다. 이 말은 자연 상태에서 자연의 순환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물(自然物)들은 자연의 원리에 의해 질서가 부여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양의 풍수학(風水學)에는 강한 기운이 드는 압승(壓勝)과 허한 기운이 드는 비보(裨補)가 있는데 인위적으로 약한 곳은 호수나 나무를 심어 자연을 조화롭게 만들고 강한 곳은 탑이나 절을 세워 기를 죽인다는 풍설이 있다. 이 또한 자연을 조화롭게 만드는 하나의 질서일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무학대사가 조선 도읍을 한양으로 정할 때 한양 땅이 도읍으로 적당치 않음을 생각하고 도성의 동쪽에 동대문을 세우되 옹벽으로 세워 막았고, 관악산의 화기를 꺾으려고 남대문을 앞에 현판을 세워 걸었다. 이 말은 지형적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를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영위할 수 있는 모색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지구는 '아름다운 별'이지만 사실 지구의 80%가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는 기후와 환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모든 생명체들이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서 살기 때문에 사하라 사막에서도, 히말리아 고산지역에도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하나의 의미로 합하면 자연 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지역은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척박한 땅이라면 인간이 살기에 좋은 인위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주를 세계적인 환경도시와 경제적 상업도시로서 동시에 발전시키려면 먼저 지역 안배의 문제부터 없어져야 한다. 각 지역마다 서로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해 주위의 환경 지리적 요소보다는 관광산업만을 생각해 여기저기 관광지를 개발하고 있는 점도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건물을 짓더라도 땅의 토질과 경사면, 주위의 자연 녹지 등을 고려해 설계하듯이 구역별로 체험학습중심지역, 놀이공원중심지역, 테마파크중심지역, 문화관광중심지역, 상업쇼핑중심지역 등으로 밀집해 개발했다면 자연녹지의 훼손은 최대한 막고 구역별로 통일성과 차별성을 두고 관광지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지역 균형적 발전만을 생각해 개발한다면 결국에는 자연환경도 파괴되고 경제적 가치도 모두 놓치고 만다.

지난 여름에 마라도를 가다가 한 관광객을 만났다. 이틀째 마라도만 다섯 번이나 갔다고 하면서 어디 가 볼 만한 곳이 있냐고 물었으나 여기 저기 관광지가 흩어져 있으니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제주에 사는 사람도 이런데 제주를 처음 찾은 관광객들이 과연 혼자 찾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영환 제주관광대 디자인경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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