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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춘 칼럼
[김계춘 칼럼]제주의 '물과 바람'을 둘러싼 논란
입력 : 2013. 04.23. 00:00:00
제주의 청정한 물과 바람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資源)이자 보물이다. 그런데 이의 사용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면서 온 동네가 시끄럽다.

물(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건 제주도의회 박희수 의장이다. 박 의장은 지난 16일 도의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요청과 관련 반대입장을 재천명했다. "증산 허용시 제주는 공공자원의 사유화(私有化)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당할 것"이란 게 요지다.

박 의장은 "제주도의회는 최초 허가일인 1993년부터 20년동안 단 한차례도 한국공항의 증산(增産)을 허용한 사실이 없다"며 "이는 선배 의원들의 결연한 의지의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현역인 제9대 의회 의원들도 이를 본받아야 한다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지하수와 관련 공수화(公水化) 정책을 지키려는 박 의장의 '충정(衷情)'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의원들간 논의도 해보기 전에 의장이 먼저 나서 '대못질'을 한 것은 결코 적절한 처사로 보기 어렵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건은 지난 2월 도의회 임시회에서 1일 20톤만 증산하는 것으로 상임위에서 통과됐으나 박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을 보류시켜 무산(霧散)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공항측이 이에 불복 '청원서'를 제출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도내 17개 시민사회단체가 '취수 증량 시도'를 강력 규탄했는가 하면 전직 도의원들의 모임인 제주도의정회도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에 제주상공회의소 등은 "청원서 제출은 헌법에 근거한 기본권"이라며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위해 조속한 동의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찬·반 양론이 맞서는 가운데 향후 도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바람(風)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그 중심엔 제주자치도가 지난달 지정고시한 육상풍력발전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번 사업은 장기적인 에너지 자립기반 확보를 위한 전략의 일환.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육상 350㎿와 해상 2000㎿ 규모의 풍력발전 보급을 목표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채 사업도 시작되기 전에 각종 의혹(疑惑)이 불거지며 몸살을 앓고 있다. 도내 환경단체들은 "심의 과정상의 많은 문제와 함께 결격사유가 확실한 후보지들이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강행 추진함으로써 도민사회에 혼란과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며 풍력발전지구 지정고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지구에선 법적대응 불사(不辭) 움직임도 감지된다. 논란의 와중 속 제주도의회도 풍력발전지구 지정시 도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개정 조례안을 발의해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풍력의 경우 '공공(公共)자원'의 범주에서 비켜난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지정된 사업자들은 대부분 도외 대자본이다. 풍력개발로 인한 이들의 수익은 제주에너지공사의 전망(30㎿ 단지 조성시 연간 140억원 판매수익)을 미루어 짐작하면 실로 막대(莫大)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이익의 지역환원 장치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에너지 자립기반 확보를 명분(名分)으로 내걸었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풍력개발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환경 파괴 또한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제주의 물과 바람과 자연은 후손들에게도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산(資産)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할 때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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