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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복지, 제주를 키워가는 힘](3)가정위탁보호사업
"아동복지 넘어 가정복지 시각서 접근해야"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입력 : 2013. 05.02. 00:00:00

▲가정해체 증가로 위기에 처한 아동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족기능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절실해지고 있다.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사진=한라일보DB

가정위탁보호사업 10년… 도내 아동 300명 보호중
대리·친인척 중심에서 일반가정위탁 활성화 절실

우리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가정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가정의 해체로 인한 많은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가정 기능의 회복일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복지공동체포럼과 본지는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가정위탁보호사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를 방문, 간담회를 가졌다.

▶가정위탁보호사업이란=가정위탁보호사업은 부모의 학대·방임·질병·기타 사정으로 인해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일정기간 위탁가정을 제공해 아동을 보호·양육함으로써 적합한 가정 안에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 친가정이 가족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아동복지서비스다.

가정위탁보호사업은 아동복지법에 근간을 두고 국민기초생활보장·의료급여법과도 연관이 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분류하면 ▷일반아동(질병·가출·실직·수감·사망 등으로 인해 가족기능을 일시적으로 상실하여 일정기간 가정 내 보호가 필요한 경우) ▷소년소녀가장(친부모가 양육할 수 없으나, 시설에 입소되지 않고 독립적인가구를 구성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아동) ▷시설보호 및 일시보호 아동(시설에서 보호 중인 아동 및 일시 보호중인 아동) ▷피학대 아동(아동학대로 인하여 친부모와 분리보호가 필요한 아동) 등 18세 미만의 보호가 필요한 아동 중 위탁보호로 의뢰된 아동이 해당된다.

가정위탁보호사업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아동이 시설에 입소해 생활했다. 부모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시기에 시설에 입소하면서 아동들의 일탈행동이 성인으로까지 이어졌고, 이것은 우리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졌다.

문제 해결을 위해 10년 전부터 가정위탁보호사업을 실시했고, 현재는 아동의 자립생활을 위한 부분까지 제주도가정위탁지원센터의 사회복지사와 위탁가정 부모의 세밀한 손길이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위탁 유형 및 절차=가정위탁의 유형은 위탁아동과 위탁가정의 관계에 따라 구분된다. 대리양육가정위탁(친조부모, 외조부모에 의한 양육), 친인척가정위탁(친조부모, 외조부모를 제외한 친인척(8촌 이내)에 의한 양육), 일반가정위탁(아동과 혈연 관계가 없는 일반가정에 의한 양육), 전문가정위탁(위탁부모로서의 경험이 풍부하면서 아동의 개별적인 특수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전문능력을 갖춘 자에 의한 양육), 일시가정위탁(단기간 아동을 보호하는 경우로서 짧게는 하루에서부터 길게는 한 달간 배치되는 가정위탁)으로 나뉜다.

가정위탁보호절차는 위탁가정의 경우 가족간의 동의를 거쳐→위탁부모 신청(가정위탁지원센터·행정시)→위탁부모교육 및 상담→가정방문→관계형성 및 친해지기 프로그램→가정위탁→사례관리→아동의 친가정 귀가 순으로 진행된다. 위탁아동은 신청 및 상담을 통해 위탁아동 보호결정이 내려지면→위탁가정방문→관계형성 및 친해지기 프로그램→가정위탁→사례관리→친가정 복귀 순으로 이뤄진다.

현재 제주자치도에서는 가정위탁보호사업을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1곳이 도맡아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제주에서는 260세대에 325명이 아동들이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대리양육가정이 174세대에 22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친인척위탁가정이 65세대에 74명, 일반위탁가정이 21세대에 23명이다.

▶가정위탁보호 서비스=가정위탁이 결정되면 아동에게는 생계·의료·교육비가 지원된다. 또 자립지원 서비스(자립지원장착금, 대학등록금 등), 상해보험료(연 7만원 이내), 사회복지서비스(아동상담·정서적서비스, 심리검사 등)도 제공된다. 위탁부모에 대해서는 양육보조금(1명당 월 12만원), 전세자금(대리·친인척 위탁가정 대상), 부모교육(찾아가는 위탁가정 부모교육 등), 자조모임 등의 서비스가 진행된다. 위탁아동의 친부모에 대해서는 부모 교육, 자립지원서비스, 친가정 복귀프로그램이 이뤄진다.

강철남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장은 "위탁아동들을 예전에는 '소년소녀가장'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소년소녀가장이라는 표현이 아동학대 측면이 강해 정부에서 이 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이후 소년소녀가장 아동들과 후원자와의 결연이 어렵게 됐다. 이는 가정위탁보호사업의 용어가 낯설고, 단어가 어려워 사업의 홍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이어 "현재 제주자치도의 가정위탁지원사업액은 전국 상위권 수준으로,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위탁아동이 친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가족기능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동복지가 아닌 가정복지로의 시각 변화 필요"=앞서 살펴봤듯이 도내 가정위탁의 유형을 살펴보면 대리·친인척 등 혈연관계로 맺어진 위탁가정에 아동들이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대리·친인척위탁가정의 경우 가정해체의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은 채 아동들을 보호하기 때문에 특화된 위탁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가정내 경제문제로 인해 해체된 가정의 경우 경제적 상황이 한순간에 좋아지지 않으면 아동들에게 쓰여야 할 생계·교육비 등이 다른 곳에 쓰일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위탁가정의 수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를 확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경우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행,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해체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아동 대부분이 '가정해체=범죄의 유혹'이란 상관관계가 형성되면서 위기가정의 아동보호를 위해서는 사례발굴을 통한 일반위탁이 늘어나야 한다.

박주희 제주자치도의회 의원은 "도내 이혼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가정불화와 가정경제 문제 등으로 가족 기능을 상실하는 가정의 수가 늘어나는 반면, 위탁아동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며 "가정위탁보호사업은 위기에 처한 아동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친가정의 가족기능 회복을 지원하는 서비스인만큼 가족복지의 개념으로 접근, 현재의 아동복지 개념에서 변화된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가족복지로의 개념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계가 유지돼야 하는만큼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선기자 nonamewind@ihalla.com

[이렇게 생각합니다/박규헌 제주도의회 의원(제주복지공동체포럼 대표의원)]
최상의 아동성장환경은 가정


어느 날 갑자기 가정해체나 여러가지 사정 등으로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아동들의 심리는 어떠할까?

충격과 분노, 두려움, 절망감이 앞서리라. 그리고 아동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부인하고 저항하며 결국 절망하게 될 것이다.

한 해 6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요인 중 하나가 가정해체임을 감안할 때,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으며 더불어 이들을 보호하는 일은 사회적 과제이자 의무임을 느끼게 된다.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들은 우리나라 아동복지법 체계상 아동양육시설이나 그룹홈 등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는데, 바로 가정위탁제도이다.

아동의 올바른 성장과 전인적 인격형성의 최상의 공간은 가정이다. 물질적·경제적으로 더 나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가정만 못하다는 이념이 깔려 있다.

따라서 원가정이나 친부모가 보호할 수 없다면, 유사한 가정 환경 속에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가정위탁제도의 취지인 셈이다. 지난 1990년대 시범사업을 거쳐 2003년 전국 16개 시도에 센터가 개소되었으며, 2005년 아동복지법에 의해 법적 근거가 마련된 제도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는 260세대 325명의 아동을 위탁보호하고 있다. 도내 5개 아동양육시설에 생활하고 있는 아동보다 많은 아동들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중 90% 가까이가 원가정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니 가정위탁사업이 아동의 올바른 성장뿐만 아니라 가정해체 예방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위탁가정이 많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 위탁 세대 중 일반위탁가정 세대는 8%에 불과하여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망되고 있다.

위탁아동을 자기 자녀처럼 키우고자 하는 성품·경험·지식, 그리고 생계 곤란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재산만 있으면 누구나 위탁부모가 될 수 있다.

가정의 달 5월,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며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정과 사회적 환경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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