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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도시 기능을 한데 모은 '입체복합도시'
입력 : 2013. 05.15. 00:00:00
지난 3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프리츠커상의 수상자가 2012년 중국의 왕슈에 이어 일본의 도요이토(Toyo Ito)로 결정됨으로써 세계건축계의 시선이 동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요이토가 수상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2012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의 일본관 커미셔너로서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건축가들의 사회문제에 대한 기여와 공공에의 헌신에 중추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 한다. 이러한 건축가들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가 일본건축의 질적 수준을 이루는 근간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아베의 망언으로 일본의 국가수준을 더욱 의심하게 됐지만 건축문화의 수준만큼은 우위에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일본건축을 둘러보기 위해 부지런히 건축답사를 했다. 근래 들어서는 개별 건축물보다도 도시건축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러한 주제에 빠지지 않는 도시건축이 있다면 도쿄의 대표적 도시재생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롯폰기 힐스'와 '도쿄 미드타운'이다. 필자가 상기한 두 프로젝트에서 주목하는 것은 '입체복합건축'이라는 도시재생수법의 성공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입체복합건축'이라 함은 도시에서 요구되는 공원, 녹지, 보행 공간, 도로 등의 도시계획시설과 주거, 업무, 상업, 문화 등의 다양한 기능을 입체적으로 혼합해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구성기법이라 할 수 있다. 즉 기존의 도시계획방식이 평면적으로 도시의 각 기능을 펼쳐 놓아 시민들이 시간대별로 필요한 도시 공간으로 이동해버리면 일정 시간 동안 비어있는 도시공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맹점이 있는 반면 '입체복합도시'는 도시의 여러 기능을 수직적으로 쌓아올려 복합함으로써 그 공간의 어느 층위에든 항상 사람이 거주하게 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롯폰기 힐스와 미드타운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사람과 자동차의 동선을 수직적으로 분리해 보행우선의 도시공간을 확보하고 그 중심에 문화공간과 도시공원을 배치해 도심 속에서 삶의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중앙의 오픈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쾌적한 주거시설,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을 복합해 24시간 도시민들이 거주하는 활기찬 도시공간으로 탈바꿈했음을 체험하게 된다.

얼마 전 제주의 언론보도를 보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제주시 원도심의 도시재생을 주민이 주체가 되는 소규모 블록단위의 사업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원칙적으로 환영할 일이나 원도심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목표설정 없이 민간의 사업의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개발은 자칫 난개발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민간이 주도하면서도 기준으로 삼을 기본적인 틀은 행정에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대안으로 제주상황에 맞게 변용된 '제주형 입체복합건축' 수법을 제안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지하공간에는 자동차전용도로와 주차공간으로 구성되고, 지상은 제주원도심의 옛길을 살린 보행자 전용도로로 연계되는 도시공원, 문화공간과 상업시설이 배치되며, 그 상부는 주거공간이 복합된 건축방식이다. 또한 각 시설의 복합비율은 현재 상황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 수용한다면 입체복합건축 간의 차별성이 확보돼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도시공간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원도심의 고도완화와 같은 양적 해결이 아닌 재생수법의 개발을 통한 질적 해결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5월의 아침, 이웃나라 건축가들의 사회적 역할을 바라보며 뜬금없이 우리 제주의 도시 건축에 대한 소견을 펼쳐 보았다. 더불어 이제 제주의 건축가들도 사회적 책무로 하나 돼 제주건축의 근간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양건 가우건축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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