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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콘도 공사장에 동굴이?
굴착공사중 발견… 석순 보일정도로 규모 커
중국계 발주기업 행정에 신고않고 은폐 의혹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3. 05.23. 00:00:00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리조트 공사현장에서 동굴로 추정되는 공간(흰색 원안)이 발견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 일대에 중국기업이 조성중인 대규모 리조트 공사현장에서 동굴로 추정되는 공간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공사 발주업체는 이를 행정에 신고하지 않은채 공사를 진행해 '숨기기'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굴착공사 중 동굴로 추정되는 공간이 발견됐다. 근로자 A씨는 "동굴 안쪽에는 석순이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큰 것으로 보였다"며 "이틀후 다시 확인해보니 입구가 모래더미로 덮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양리 마을 관계자도 "주변에서 동굴 발견 소식을 들었는데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돼 확인하지 못했다"며 "아직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발주처와 시공업체는 현재 행정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보호법 '매장문화재 천연동굴의 보존·관리'규정에 따르면 새로운 동굴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그 발견자 또는 토지나 건조물의 소유자는 그 현상을 변경하지 않고 발견된 사실을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22일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공사 관계자들이 발견된 동굴에 추가로 모래를 투입하는 등 원형을 훼손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같은 제보를 받고 공사 현장대리인에 연락을 취했으며 23일 오전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 시행업체 관계자는 "외부에서 동굴 발견에 대한 얘기를 듣고 공사 발주처와 함께 현장을 확인해 '홀'로 보이는 구멍을 확인했지만 동굴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발주처 측에 보고했으며 동굴 발견 관련 신고는 발주처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발주업체 (주)오삼코리아 측은 "건설팀 관계자들이 중국인들이라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공사 관계자로부터 이같은 사항을 전해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주)오삼코리아가 휴양용 콘도 등을 짓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업체는 내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특히 이곳은 보광 휘닉스 아일랜드가 관광개발을 위해 국공유지를 싼값에 매입한 후 중국 자본에 되팔아 '땅장사'논란을 빚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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