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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권이 박탈, 외면되고 있었다면 지자체와 정부는 인명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서 해당병원에 대한 개선 조치와 더불어 그 근본원인과 대책에 관한 정밀조사 및 관리 등을 즉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 문제의 병원에 대한 정부의 직접조치는 미미하며 피해당사자들만의 고통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간호사 중 일부는 정신적 2차 피해까지 감내하며 병원을 떠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최근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유산 사태가 발생한 제주 모병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4일부터 역학조사에 착수했고 26일까지 진행하며 필요시 추가조사, 정밀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병원에선 2009년에 임신한 15명의 간호사 중 무려 12명이 유산위험이 있었고 이 중에 5명이 유산했다. 2010년에도 10명이 임신했는데 5명이 유산위험에 빠졌고 3명이 유산하는가 하면 올해는 단 한명의 간호사만 임신을 했지만 결국 유산했다. 이어진 불행은 2009년 출생한 10명의 신생아 중 무려 4명이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나 현재 그 고충은 고스란히 피해 간호사의 몫이 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간호사들은 반복적인 2~3교대 노동 그리고 3일 이상 연속으로 진행되는 24시간 노동 등으로 월경불순과 자연유산 증가, 저체중 태아 출산과 조산 위험 그리고 유방암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보고 속에서도 산재 혹은 예방제도로 보호해야 할 사업장에 대한 관리, 감독의 엄격성은 적용되지 않은 채 해로운 교대제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 최근 타지방 병원에 종사하는 간호사 5명이 유방암에 걸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병원 사업주의 이윤추구가 병원내 인권사각지대를 형성해 병원 간호사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 전반의 여성의 낮은 지위와 불안정한 고용상태 그리고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 등을 고려한다면 여성노동자들의 산업재해는 그 비율면에서 남성노동자 못지 않게 클 것이라 예상되지만 실제 산업재해 신청과 승인 그리고 급여 등의 실제 조치들을 살펴보면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결과적으로 산업재해 적용에서 우리의 노동현실은 성차별적이라 볼 수 있다. 지난 대한산업의학회가 주관한 '산재취약계층·사회적 취약집단 및 산업안전보건 행정서비스 취약집단의 재해실태와 건강보호방안' 세미나에서 밝혀진 자료에 의하면 2003년 산재 승인건수는 남성노동자 8만1346건, 여성노동자 1만3578건으로 여성이 남성의 6분의 1에 불과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월경통·월경불순 등의 여성건강은 관심밖이며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와 직장일·가사노동의 이중부담에 따른 건강 문제 역시 노동안전보건의 주요 문제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여성노동자에 대한 산업재해판정에 성별의 특성 등을 고려한 여성주의 시각 도입과 여성노동자의 현실적인 상황을 반영한 산업재해 판정에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제주에서의 역학조사팀의 정밀조사가 문제의 쟁점인 집단유산과 선천성 심장질환아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열악한 노동조건과 위험환경에 대한 인과관계를 제대로 규명해 줄 것을 기대하는 바이다. 더불어 '산모와 태아는 한 몸이었음'이 입증되는 과학적인 논거로써 선천성 심장질환아에 대한 산재 승인을 필히 촉구한다. 임신과 출산을 원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건강이 곧 가정과 국가의 건강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생존의 한계선'을 준수해 기본인권을 보호해야겠다. <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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