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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오라동에 위치한 해원천연염색체험장을 찾은 지난 주말, 방문객들이 자연재료를 가지고 천연염색을 체험하고 있다. 김지은기자 자연에는 숨은 색깔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다. 갓 태어난 듯한 초록 풋감은 사람의 손과 물, 바람, 햇볕을 만나 제주의 흙빛을 낸다. 감물로 색을 낸 제주 갈옷에는 그렇게 숨었던 자연의 빛깔이 담긴다. 천연염색은 꽃, 나무, 흙, 풀 등 자연에서 나는 재료를 이용해 염색하는 방법이다. 제주에선 과거보다 손수 감물을 들이는 인구가 줄었지만 천연염색을 찾는 발길은 여전하다. "취미 삼아 천연염료로 옷이나 침구를 물들이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이애순 씨가 말했다. 이 씨는 오라동에 위치한 해원천연염색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길거리에는 물론 옷장 안까지 수많은 색이 넘쳐나는 시대. 자연에서 얻은 색은 화학염색의 그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강하고 화려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수수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 씨는 "자연이 내는 색깔이 좋아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다"며 "눈에 질리지도 않고 보면 볼수록 마음을 끈다"고 했다. 색감도 빼어나지만 여름을 시원하게 나게 해주고 방충 효과가 있어 벌레들이 달라붙지 않는 것도 천연염색의 장점이다. ![]() 방법만 알면 그냥 버릴 것도 염료로 쓸 수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염색법을 물었더니 이 씨가 양파껍질 염색법을 소개했다. 방법이 간단해 손수건, 스카프, 옷 등을 손쉽게 변신시킬 수 있다. 일단 깨끗이 씻은 양파껍질에 물을 넣고 푹 삼는다. 20~30분쯤 끓이면 물이 노랗게 변한다. 우려낸 물은 따로 옮겨놓고 양파껍질에 새로 물을 붓는다. 이때는 처음 물의 80% 정도만 넣고 끓인다. 어느 정도 색이 나왔다 싶으면 처음 우린 물과 두 번째 물을 섞은 뒤 천을 넣고 조물거리면 된다. 20분쯤 지나면 하얗던 천이 노란빛으로 물든다. 양파껍질을 우린 물에다 잿물이나 철매염재를 섞으면 카키색을 낼 수도 있다고 한다. 자연의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색을 뽑아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화학염색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그만큼의 정성이 더해진다. 공장에서 찍어낸 화려한 색깔을 뒤로하고 천연염색을 찾는 까닭은 긴 시간 속에 담긴 따스한 정성이 그리워서는 아닐까. 문의 해원천연염색체험장 744-1717.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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