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제
제주 전력 '비상'…해저케이블 원활한 수급 관건
대정전 가능성 없지 않아 절전운동 참여 절실
입력 : 2013. 07.03. 13:25:19
제주지역도 올여름 불볕더위로 인한 전력난이 심상치 않다. 비가 내리지 않은 '마른 장마'가 이어지며 2일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35.4도로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2일 하루 최대전력량은 58만9천㎾, 예비전력 16만1천㎾(오후 8∼9시)로, 정부의대대적 절전운동과 중부지역 비 소식이 겹쳐 전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더위가 지속돼 냉방기 가동 등에 따른 전력수요가 치솟는다면 언제 예비전력량이 바닥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 제주도 전력수급 '비상'

 특히 올여름 제주도 내 전력수급 상황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지난해까지 사용됐던 4만㎾ 규모의 남제주 내연발전기(1∼4호기)가 3월 1일 폐기됐고 다른 지역 일부 원전의 가동 중지 사태 등으로 올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예상됨에 따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저케이블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제주 전력수급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에 따르면 올여름 제주지역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전력공급능력은 도내 자체발전력 59만㎾와 해저케이블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부터 들어오는 15만㎾ 등 총 74만㎾다.

 그러나 올여름 전국적으로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해저케이블을 통한 전력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주는 정전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전력거래소가 예상하는 올여름 도내 최대전력수요는 8월 둘째 주에 70만2천500㎾으로 전년(66만9천200㎾)보다 4.9% 증가한 양이다.

 전력수급 문제로 해저케이블인 제1연계선을 통한 수전량이 최대치의 30% 수준인 5만㎾만 공급된다면 제주지역은 이달 마지막째 주부터 전력부족으로 인한 정전이예상된다.

 실제 지난해도 도내 전력 위기상황에서만 최대치인 15만㎾만 공급받았을 뿐 대체로 30% 수준인 5만㎾를 공급받는데 그쳤다.

 또 간신히 최대치인 15만㎾를 공급받는다 해도 8월 첫째주부터 전력수급 경보 '관심'(제주의 경우 예비전력 5만㎾ 이상 8만㎾ 미만)이 발령괴고, 둘째 주에는 '주의'(〃 예비전력 3만㎾ 이상 5만㎾ 미만)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전력은 최대전력 공급량에서 수요를 뺀 나머지 전력량을 뜻한다. 전력거래소는 제주지역 예비전력이 10만㎾ 미만으로 떨어질 때 '준비'부터 예비전력 1만㎾ 이하 일때 '심각'까지 5단계의 전력경계경보를 내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 대정전 사태 일어나나

 결과적으로 말하면 대정전 사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력거래소의 분석이다.

 해저케이블 이상으로 전기공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제주도 내 전체 발전설비 55% 이상이 멈춰 발생하는 소위 '블랙아웃'(대정전) 사태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제주에서 대정전 사태가 발생한 사례는 지난 2006년 4월 1일 해저케이블과 삼양동 제주내연 1호 발전기가 가동을 멈추며 2시간 30분 동안 제주지역 전체 정전으로 이어졌다.

 당시 도내 최대전력량은 38만㎾로, 해저케이블과 삼양동 제주내연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20만㎾ 공급이 끊어졌다.

 이처럼 도 전역에 전기공급이 끊기는 광역정전 사태는 제주도에 전력거래소가 생긴 지난 2001년 이후 3차례 발생한 바 있다.

 도내 최대전력량이 늘어나면서 대정전 사태 발생 확률은 떨어졌지만 일부 지역 정전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와 한전은 올여름 전력수요 증가로 예비전력량이 떨어져 전력수급 경보 '심각' 단계에 들어서면 순환단전을 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순환단전을 하게 되면 제주도 내 일부 지역이 차례로 1시간가량 전기공급이 끊긴다.

 예비전력량이 떨어지면 각 발전소는 최대전력량을 생산하게 되는데 갑자기 한 발전소에 과부하가 걸리면 발전소 운전이 멈추게 되고 이 현상이 도미노처럼 도내 전체 발전소로 퍼지게 된다. 따라서 정전이 제주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제단전으로 수요를 조절하는 것이다.

 ◇ 대책은

 제주도는 공공기관과 대형 건물 등에 대해 여름철 피크시간대 냉방기 가동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추진, 전력 사용량을 15%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지난달 11일 제주도가 마련한 여름철 전력 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을 보면 7∼8월 2개월간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피크시간대인 오후 2∼5시에 관광호텔, 대형 매장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과 공공기관의 냉방기를 30분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운행을 멈추도록 했다.

 냉방온도도 대형 건물은 26도 이상, 공공기관은 28도 이상을 유지하고 전등의 절반은 끄도록 할 방침이다.

 단계별 경보가 준비·관심 단계에서는 공공기관 보유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고, 경계 단계에서는 공공기관에 대해 강제로 단전조치를 한다.

 또한 제주도내 전력소비의 15∼20%를 차지하는 대형양식장 334곳을 대상으로 전력수급 경보 주의·경계 단계에서 양식장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바닷물을 끌어 순환시키는 양수모터 1개씩을 끄는 방안을 제주도와 제주어류양식수협, 한전 등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양식장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양수모터 20% 자율차단으로 예비전력 2만㎾ 정도를 확보할 수 있어 전력수급 경보 한 단계 정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