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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물난리 소식을 전하는 중앙 뉴스와는 달리 제주는 한여름의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여느 해와 같이 올해 이른 여름에 제주건축가들과 북유럽 지역의 건축기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스칸디나비아국가들은 완벽한 복지사회로도 유명하지만 실용성을 기반으로 자연소재를 이용한 산업디자인이 발달한 지역이다. 더불어 건축분야도 독특한 자연환경과 재료에 의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건축문화를 이루고 있어 건축가들로서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핀란드 하면 근대건축의 거장이자 지역주의 건축의 대표적 건축가인 알바알토(Hugo Alvar Henrik Aalto,1998-1976)를 떠올릴 수 있다. 알바알토는 유기적 건축가로서도 유명하지만 가구, 그릇 등 산업디자인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핀란드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건축들은 그대로 박물관과 전시관이 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돼 있었다. 특히 헬싱키에서 북쪽 도시인 유바스큘라를 가는 도중에 만난 섬머하우스 실험주택이 주는 자극은 신선했다. 호수에 면해 있는 자연환경 속에서 건축이 취해야 할 태도와 실제 자신의 건축에 적용하기 위한 각종의 건축기술과 재료를 선(先) 실험하는 알토의 진중함을 엿볼 수 있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양극의 중도를 찾기 위한 치열함과 제주의 지역적 건축을 정립해야 하는 사명감에 지쳐있는 제주의 건축가들에겐 시원한 단비와 같았다. 발트해를 건너 도착한 코펜하겐은 안데르센과 인어공주상의 도시이지만 건축계에선 최신의 현대건축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도시이기도 하다. 2010년 상해 엑스포의 덴마크관을 설계한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가 대표적 건축가라 할 수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시 그의 친환경 공동주거 작품을 직접 소개했을 만큼 국가적으로도 건축가의 위상은 대단하다고 한다. 새로이 조성된 공동주거단지를 답사했는데 각 건축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차별화돼 개성 있는 주거공간을 창출하고 있으며, 특히 주변의 자연환경과 적극적인 관계맺음으로써 경관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공동주거단지로 말미암은 도시경관의 침해가 문제가 되고 있는 제주의 현상에서 주목해 볼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건축여행에서 직접적으로 얻어지는 것에 더해 도시마다의 문화예술 체험은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코펜하겐의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도 그러하다. 건축적으로는 30여년이란 장기간에 걸쳐 증축되고 보완되어지는 생명성을 지닌 건축의 가치에 더해 미술관의 소장 작품은 더욱 탄탄하다. 헨리무어(HENRY MOORE), 리차드 세라(Richard Serra),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 등의 야외 조각들은 자연과 잘 어우러져 품격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었고, 건축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각가인 알베르토 쟈코메티(Giacometti Alberto)와의 조우는 동행한 건축가들에게 감동이었다. 이렇듯 어느 도시의 문화적 수준은 시민들의 일상이 담겨있는 건축과 도시의 인문적 경관과 더불어 도시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작품에 의해서도 판가름된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그런데 이런 공간이 우리 제주에 불가능한 것인가.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각종 개발사업의 사업승인조건으로 문화시설의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사업규모에 따라 세계적 수준의 전시작품을 유치하도록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여름 밤, 세계의 명화들을 찾아 제주의 미술관을 산책하는 즐거운 꿈에 빠져든다. <양건 가우건축대표>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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