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베여, 메르켈을 보라'- 지난 20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옛 나치수용소를 찾아 유대인에게 사죄(謝罪를) 표명한 것과 관련 우리나라 한 신문이 1면에 내건 제목이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최초의 나치 강제수용소였던 바이애른주의 다하우 수용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머리를 숙였다. 다하우는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가 만든 정치범 수용소로 유대인 등 20만명의 수감자 가운데 4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메르켈 총리는 연설을 통해 "이곳 수용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가득찬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인 대다수가 당시 대학살(大虐殺)에 눈을 감았고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지도자들의 사죄와 반성은 역사가 꽤나 길다. 지난 1970년엔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이 유대인 학살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바 있다. 독일은 종전(終戰) 7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나치 전범 추적을 계속하고 있는데 올해 4월엔 아우슈비츠 수용수의 간수였던 93살의 전범이 체포되기도 했다. 피해자에 대한 보상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나치 정권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유대인 5만여명에게 우리 돈 1조1000억원의 지원금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독일의 과거(過去) 청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이러한 철저한 사죄와 반성은 '유럽 통합'의 주역(主役)으로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됐다. 독일과 같은 2차 대전의 전범국(戰犯國)이지만 일본이 역사를 대하는 태도는 정 반대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참회는 커녕, 브레이크 없는 위험한 '우편향(右偏向) 질주'로 오늘도 주변국을 자극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아베 신조 총리가 자리잡고 있다. 아베의 극우 매파적 성향은 그의 가계도(家系圖)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범 출신인 기시 노부스케 전후(戰後) 일본의 초대 수상이 그의 외조부다. 부친은 우익 거물인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이다. 아버지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하였고 극우적 성향의 자민당 장로들에게서 '역사 왜곡'도 같이 배웠으리라 짐작된다. 지난 15일 열린 '2차 대전 전몰자 추도식'은 아베의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난 자리였다. 이날 아베 총리의 연설에선 침략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역대 총리들은 의례적인 가해·반성 문구라도 집어넣었다), 다신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비록 아베는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이란 꼼수를 썼지만, 그의 각료들은 군국주의(軍國主義)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로 몰려가 참배했다.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까지 무시하며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전환시키려는 시도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지금도 주변국을 침략한 '가해자'보다는 원폭(原爆)의 희생자라는 '피해자' 입장만 내세우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빌리 브란트 수상이 1970년 12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끓었을 때 세계 언론은 이렇게 평했다. "그날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 일찍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민족에겐 미래도 없다고 했다. '일본이여, 이제라도 독일을 바라보라!'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