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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길 박사(전 연세대 교수)가 '3김 퇴진론'을 들고 나온 것은 지난 1985년이었다. 그는 '나의 때는 이미 끝났다'는 칼럼을 통해 김영삼(YS)·김대중(DJ)·김종필(JP) 씨에게 이렇게 권했다. "이제 당신들의 시대는 끝났으니 정치는 40대에게 맡기고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고기나 낚으며 조용히 여생을 보내라." 이른바 '3김 낚시론'이다. 암울했던 5공(共) 정권 아래서 민주화 투쟁이 한창이던 때에 나온 이 칼럼은 세간에 큰 파장과 격론을 불러 일으켰다. 3김 지지자들은 김 박사에게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다. 모종의 배후(背後)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제기됐다. 시간이 흘러 3김 가운데 YS와 DJ는 우여곡절 끝에 '꿈'에도 그리던 대통령까지 지냈다. "서산을 붉게 물들이겠다"고 호언했던 JP는 끝내 정계를 떠나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28년이 흐른 지금 '제주판 3김 동반 퇴진론(同伴 退陣論)'이 터져나와 도내 정치권을 메가톤급으로 뒤흔들고 있다. 옛 '낚시론'과 다른 것은 김동길 박사처럼 제3자가 아니라 당사자 중 한사람인 김태환 전 지사에 의해 제기됐다는 점이다. 화두(話頭)는 '제주판 3김(우근민·신구범·김태환) 시대의 종결'이었다. 이같은 김 전 지사의 폭탄 발언은 지난달 30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특별자치도허난 무신거라'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나왔다. 비록 참석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빌렸지만 미리 준비한 원고를 꺼내 낭독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으로 읽히고 있다. 이날 김 전 지사는 "1995년 광역자치단체장인 제주도지사 선거가 시작된 이후 저를 포함한 전·현직 3명이 20여년간 도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세 사람의 재임기간동안 공도 있고 과도 있지만 공직사회를 비롯 사회 전분야에서 편가르기 등의 병폐가 점점 더 심해져 제주사회의 통합과 특별자치도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제주판 3김'의 폐단을 자인(自認)한 셈이다. 그러면서 전·현직 지사 3명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2014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을 제안했다. 그 명분(名分)으론 제주사회의 세대교체와 사회통합, 특별자치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내세웠다. 하지만 단서도 달았다. 우근민 지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신도 특별자치도 완성을 지지하는 모든 도민들과 함께 맞대응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남겨둔 것. 일각에서 정치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용'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환 전 지사의 발언과 관련 우근민 지사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세대(世代)교체 등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그 진정성엔 의문도 갖고 있다. '공동 불출마 선언' 등이 현실적으로 실현되려면 상호 존중과 믿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서로가 상대방을 폄하하기 이전에 스스로 먼저 몸을 낮추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한 언론 등 제주사회 역시 정치적 시각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이들의 공과(功過)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슬기를 보여줘야 한다. '제주판 3김 동반 퇴진'을 시대(時代)의 흐름이라 치자. 그들이 명예롭게 물러나도록 퇴로(退路)를 열어주는 것은 결국 우리들 몫이다. 혹시라도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사람을 위해 묵은 의자를 비워줄지' 모를 일 아닌가.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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