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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풍력발전산업
입력 : 2013. 09.03. 00:00:00
기상현상에 관한 뉴스를 보면 해가 갈수록 '관측사상 최고(혹은 최대)'라는 표현이 늘어나는 듯하다. 기상관측기술이 계속해서 섬세하게 발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우리는 SF영화에서나 나오던 오염된 지구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지난달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늘어나 정전사고가 잇따랐다.

환경에 관한 한 '선한 개인'은 무기력해 보인다. 개인이 할 수 있는 환경보호활동을 실천해봤자 정부와 기업의 대단위 개발이 일으키는 오염을 잡을 수는 없다. 특히나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거대해진 정부와 기업이 결국 환경 편에 서지 않는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만 탓할 것인가. 지난 이명박 정부의 여러 선전 중에서 가장 어이없었던 문구는 '원자력은 녹색에너지'라는 문구였다. 바로 옆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고서도 녹색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라고 그런 참혹한 사고에서 완전히 예외인가. 지진파나 혹은 다른 자연재해들이 우리나라의 국경선에 다다라서 저절로 멈추느냔 말이다. 가장 위험한 곳은 아마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아닐까 싶다. 일본과 가깝고, 주변에 울산과 부산이라는 대도시가 위치해 있다. 노후한 시설로 인해 이미 잦은 사고가 몇 차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전의 수명을 억지로 늘리려 하고 있다.

원자력기술자들과 기업들은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다고 한다. 그렇다, 첨단기술은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 기술을 관리하는 것은 허점 많은 인간이며, 그 기술이 구현되는 곳은 점점 더 난폭해지고 있는 지구상이다. 현명한 국가들은 이미 원자력발전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독일은 노후한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철회했고 2020년까지 자국 내의 원자력발전소 17기를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원자력 대신 대체에너지를 택했다. 이는 대체 에너지 중 풍력을 키우려는 제주의 상황에서 볼 때 참고할 만하다. 대체에너지는 이제 '대체'가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국내의 다른 지방들 보다 제주가 먼저 풍력발전산업에 눈을 뜬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빛과 어둠이 있다. 풍력발전소는 친환경적이고 유지비가 적게 들지만, 주변 마을에 소음공해를 주고 자연경관을 해치는 단점이 있다.

또한 풍력발전산업이 환경과 미래를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대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도 단점 중의 단점일 것이다. 물론 취지는 좋지만, 오히려 제주에 피해가 될 수 있다. 풍력발전산업은 제주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풍력발전산업은 다른 에너지산업에 비해 인간의 손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의 풍력자원에서 얻은 에너지를 다시 대기업에게서 사와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풍력발전산업은 제주와 지구를 위해서 필수지만, 눈앞의 이익만을 보고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다면 단점만이 부각된 애물단지 산업이 될 것이다.

<양은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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