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슈&분석]종료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어떻게
3년간 진행… 성과는 '한계'
신재생에너지 홍보관 동네 테마파크로 전락
지속적인 투자 통해 활성화 방안 모색해야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입력 : 2013. 09.09. 00:00:00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시행 3년만에 종료됐으나 사업모델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신재생에너지 홍보관.

지난 5월 제주시 구좌읍 지역을 중심으로 실시되던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종료됐다. 지난 2009년 12월 10개 컨소시엄의 168개 업체가 참가하며 시작된 실증사업은 스마트그리드 각 분야에서 기술개발 결과물을 시험하고 이를 통해 사업모델을 도출하는 기회가 됐다.

특히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스마트그리드의 지능형 소비자, 지능형 운송, 지능형 신재생에너지, 지능형 전력망, 지능형 전력시장 5개 분야가 모두 실증되는 세계 최초의 실증단지로서 국내외의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실증사업이 제대로 된 사업모델을 만드는데는 실패했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지난 2009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으로 화려하게 출발했다. 2010 G20 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구좌읍 지역에서 실증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설치한 시설과 홍보관들이 들어섰다.

정부는 세계 최대·최첨단의 스마트그리드 신기술 테스트 단지를 구축, 기술개발 결과물을 테스트하겠다는 목적으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지능형검침인프라(AMI)·전력저장장치(ESS)·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한 사업모델을 도출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상용화와 수출산업화 기반을 마련,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당초 계획했던 스마트그리드 관련 사업모델 도출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 3년여간 실시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실증사업이 종료되기도 전부터 스마트그리드에서 손을 떼는 기업들도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일부 건물들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원동력이 사라지면서 그 피해가 7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된 신재생에너지홍보관으로 옮겨가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은 '카본 프리 아일랜드(cabon free island) 제주' 조성 전략 및 '스마트그리드사업'과 연계한 세계적 수준의 신·재생에너지 종합테마크로 조성됐다. 애초 홍보관은 에코타이머와 4D영상실, 에너지스테이션, 신재생 에너지 체험시설 등을 갖춰 연간 20만 명 이상 방문하도록 조성됐지만, 현재 입장객은 목표치의 1/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개관한지 2년이 지나도록 교육시설물과 프로그램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다 일부 시설의 경우 고장난 채 방치되고 있었지만 최근 제주에너지공사가 홍보관 관리를 맡으면서 수리를 한 상태이다.

특히 개관 당시 5명이었던 상주직원도 계속해서 줄어 3명에 불과하고 홈페이지가 구축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전문해설사가 배치되지 않으면서 홍보·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관람객 대부분이 공짜 관람을 위해 찾는 수학여행단이 대부분이다. 홍보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건비 등은 고스란히 적자로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제주자치도와 제주에너지공사는 홍보관 활성화를 위한 예산 반영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는 등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는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의 집중 투자를 통해 신재생너지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켜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세계 수준의 홍보관을 키우겠다는 제주자치도의 인식 또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