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람의 건강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자세보다 강건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수록 암이나 각종 만성질환을 더 잘 이겨낼 수 있음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피부질환은 다른 신체질환에 비해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크게 지배받는 편이다. 과거보다 피부병 환자들이 더 많다는 점도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당면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음을 강변해 준다. 노인, 주부, 직장인, 청소년 등 저마다 자신이 맞부딪쳐야하는 외부적 갈등요인과 스트레스를 피부에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피부는 다른 장기와는 달리 밖으로 노출된 부위이며, 쉽게 손상을 가할 수 있고, 타인에게 자신의 고통과 불만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건선, 만성두드러기 등 각종 피부병 환자의 대다수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드물지 않게 성격장애, 우울증, 신체화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10세 여아는 학교에서의 따돌림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매일 머리털을 뽑아 군데군데 머리가 비어있다. 14살 남자 중학생은 학업 성적에 대한 불안에 늘 시달리는데 손가락을 꽉 쥐는 습관으로 손끝이 멍들어 있고, 입술을 깨무는 자학행위로 입술주변에 출혈이 잦아들 날이 없다. 진급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40대 여성은 먼지, 과자 부스러기, 털 등을 비닐에 담아 와서는 자신의 몸에서 발견한 충체라면서 벌레가 아닌데도 벌레임을 의사에게 인정받고자 끝없이 검진을 원한다. 이쯤 되면 마음의 병 극복이 목표가 아니라 몸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하소연을 인정해줄 의사를 찾는 것이 종국의 목표가 되어버린다. 50대 남자는 일자리를 잃고 절망에 시달리다 전신의 피부를 칼, 연필, 부식제 등으로 손상시키며 인공피부염을 유발했는데 알고 보니 중증의 정신분열증을 앓아온 것으로 진단되었다. 23세 남자 대학생은 어릴 적부터 반복되어온 아토피피부염으로 얼굴이 거칠고 까맣게 착색되어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다 6개월 째 방안에 갇혀 지내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했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치료는 의사가 하고 환자는 그 치료를 받기만 하는 피동적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환자가 치료주체가 되어 검증되지 않은 온갖 민간요법이나 주술을 시도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의사의 치료를 신뢰하고 따르되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질병을 이겨내려는 마음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단기간 내에 회복될 질환이 아니라면 절망, 한탄, 불평, 불만, 자학, 투사의 늪에서 빠져나와 늠연한 자세로 피부질환 자체를 하나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피부질환과 마음을 동시에 달래고 다스린다는 생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어떨까. <김재왕 제주대학교병원 피부과>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