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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다른 사람에게 치여 상처받았던 나를 사랑합니다
입력 : 2013. 09.26. 00:00:00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목록을 규정한 세계인권선언문. 1948년 12월10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문 제2조는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장애는 최소한의 목록으로 선정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장애를 인권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으나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를 비롯한 학력, 혼인여부 등을 차별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여성장애인은 성별, 장애, 학력, 혼인여부 등 다양한 차별 금지 항목에 해당 될 정도로 인권 감수성이 매우 필요하다. 특히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장애인일 경우 무성(無性)의 존재로 성폭력 피해 지원을 한다면 결국 조사 과정이나 해결과정에서 인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여성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비장애 시각으로, 남성의 시각으로 해결할 경우 많은 문제성을 담보하거나 해결 과정에서 생각하지 않은 사건의 결말이 나타나 허무하게 끝날 때가 많다. 그래서 현장에서 장애인 성폭력 피해 사건일 경우에는 합의가 됐다 하더라도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성폭력특례법 개정을 요구하게 된 배경 역시 비장애·남성의 시각이 아닌 장애와 여성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제주에서 일어난 모 아파트 여성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접하면서 전 도민이 안타까워했고, 매스컴에선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그리고 경찰청, 지자체가 장애인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인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했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며, 피해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변화될지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지적장애인일 경우 2차, 3차 성폭력 재 피해 발생 비율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10년 동안 성폭력 피해 여성장애인을 지원하면서 재판 과정이 마무리되고, 여러 기관의 도움과 협력으로 치유돼 직장인으로, 이제는 아기 엄마로 일상을 즐기는 그녀들을 만나 한 동안 수다를 떨다 보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이런 사소한 일상을 즐기기까지 성폭력 피해 여성장애인들은 살을 에는 고통과 피를 토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고통과 아픔을 이기지 못해 자해라는 끔찍한 결과로 정신병동에 입원한 피해자, 아직까지도 성폭력 피해 후유증으로 사람을 기피하는 여성장애인. 그분들에게 해민 스님의 말을 전하며 우리의 진정성을 담아본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치여 상처받았던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 당하면서 가슴 아팠던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좀 부족해 보일 수 있어도/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

제주를 들끓게 한 모 아파트 여성장애인 성폭력 사건 역시 허무한 결론이 나지 않게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피해자들이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그때까지 우리 모두 함께합시다.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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