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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람들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33)제주시 천혜향연구회
'나눔'에서 찾는 제주감귤의 미래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입력 : 2013. 10.03. 00:00:00

▲제주시 천혜향연구회가 최근 열린 농한기 토론회에서 사례발표 후 이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주시 천혜향연구회 제공

농사법 연구·토론 결과 타 농가와 공유
농자재 공동구매·비상품 유통관리 효과

최근 1차 협상이 마무리된 한-중FTA는 제주농가들에게 '발등의 불'이 됐다. FTA로 인해 제주 농업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국산 농산물들이 제주식탁을 점령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농사라는 큰 틀에서 농업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공유하고, 그 결과를 다른 농가들과 나누면서 제주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제주시농업기술센터 천혜향농업인연구회(회장 이동은)다.

연구회의 출발은 지난해였다. 서귀포시 지역보다 기온·일조·토양 등에 있어 농사짓기에 열악한 조건의 제주시 지역 농가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은 게 처음이었다. 그렇게 얼마간 모임이 진행되다 제주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과수담당을 맡고 있는 고부영 계장이 "농업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회의 활동이 시작됐다.

연구회의 1년은 전반기·후반기 견학, 농한기(6월경) 토론회, 도외 견학 등 모두 4번의 행사로 흘러간다. 전반기에는 회원 농가를 방문하고, 견학 후 현장에서 바로 농사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후반기에는 산남지역 서귀포로 향한다. 후반기 견학도 전반기 견학과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실내에서 이뤄지는 농한기 토론회에서는 자체 사례발표 후 이를 중심으로 한 회원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이동은 회장은 "토론할 때는 정말 치열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멘토로서 장·단점을 보완하는 고 계장의 역할이 추가돼 단순한 토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로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년에 한 번 도외견학을 진행해 수확·선과·포장 등 출하·유통의 큰 틀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이 회장은 경쟁의 시대에서 제주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어떻게 마케팅해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연구회 회원들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연구회는 지역단위로 환경·조건 등이 비슷한 지역 농가들이 함께 '공동선별회'를 만들어 공동으로 생산하고 선별·출하까지 하는 하나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회는 이러한 '실험'이 비료 등 농자재의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상당 부분 절약할 수 있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비상품 유통도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회장은 "농사는 본인만 잘 했다고 소득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면서 "서로 나누고 공유해서 상생하는 결과로 이어져야 제주농업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나눔'을 통해 제주농업의 미래에 빛을 비추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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