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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제주국제건축 비엔날레를 기대하며
입력 : 2013. 10.03. 00:00:00
절기의 섭리를 벗어날 수는 없는 듯, 맹위를 떨치던 더위는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상큼하다. 10월의 첫날 조간신문을 펼쳐보니 올해로 9회째를 맞는 '2013 제주건축문화축제'의 알림이 눈에 띈다. 어느덧 기억은 2005년을 더듬는다. 당시 제주건축계는 '1999년 건축문화의 해' 이후 문화로서의 건축을 외쳤지만 좀처럼 도민사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고립의 위기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이에 건축 관련 3개 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 건축사회,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 대한건축학회 제주지회는 '제주건축문화축제'란 이름 아래 연합해 화합과 소통의 문화축제를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초창기 프로그램은 축제라 칭하기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당시 레고를 이용한 아름다운집 만들기 경진대회 출신의 어린이가 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됐다는 사연이 화제가 됐을 만큼 축제를 통한 건축문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 시작된 축제가 올해로 9회째가 됐으니 이제는 자리 잡은 축제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신문광고에 공고된 축제의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문화축제란 이름에 걸맞게 건축을 전공한 도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주 전통 마을의 환경개선을 테마로 하는 워크숍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제주로의 문화이민 현상에 대한 건축적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 건축세미나 등이 관심을 끈다. 또한 다음 세상의 주인이 될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아름다운 도시건축 그리기 대회가 제주의 원도심인 무근성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지난 한 해 제주 건축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건축전시회도 도청사의 공용공간에서 열림으로써 도민들에 다가서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매해 이러한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기 위한 엄청난 수고에도 불구하고 뭔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반복되는 가운데 소수 건축인들만이 치르는 축제 행사로 한정돼,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즉 건축계 내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축제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능력의 한계와 저조한 참여도가 첫째 이유일 것이다. 둘째로는 일회성 행사에 그쳐 문화적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축적되어짐이 부재해 결국 문화축제로서 이루고자 하는 정체성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축제의 본질인 재미와 즐거움을 생산해내지 못함으로써 도민들의 참여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봉착한 난관을 해소하기 위한 출발은 어떠해야 하는가. 우선 건축 관련 3개 단체와 건축행정으로 구성된 '제주건축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상설기구가 발족돼야 한다. 매년 주관단체를 중심으로 행사를 치르는 현행의 운영방식으로서는 일회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운용예산의 현실적 문제가 예상되나 축제를 통해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해결방안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으로 상설기구를 중심으로 제주건축문화축제의 단계별 로드맵을 제안하고 제주건축계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그 로드맵에는 문화성과 축제성이 고려된 구체적 축제 프로그램을 개발 혹은 개선하고, 축제의 참여 범위도 건축계 내부에서 도민으로 더 나아가 국제적 축제로서의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어떠한 축제라도 일회성의 행사로서 감동이 사라진 맹목적인 답습은 더 이상 행해질 이유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주의 건축문화는 전통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독특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제주의 건축문화유산을 활용해 세계적인 건축문화축제로서 성장할 잠재성은 충분하다. 제주 건축인들의 꿈! 우리 제주에서 이탈리아 베니스에 필적하는 '2020 제주국제건축 비엔날레'가 열리는 그날을 기대한다. <양건 가우건축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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