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라광장
정의란 무엇인가?
입력 : 2013. 10.08. 00:00:00
얼마전 웰컴센터에서 있었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다양한 얘기를 '정의로운 사회'의 관점에서 들을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해봤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무엇인가. 단순히 '정의(Justice)'라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일상을 바라봤을 때의 '정의로운 사회' 말이다.

내가 바라는 정의로운 사회는 강자가 약자를 위해 주고 약자가 존중 받는 사회, 똑같은 출발선이라는 기회의 평등 아래 부정과 불합리가 없는 사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다. 말이 추상적이라 그렇지, 사실 당연한 것들이다. 큰 기업들이 떡볶이와 순대 장사 안 하면서 소상인들을 지켜주고, 대형 마트들이 영업시간을 조정해서 재래시장을 지켜주는 사회, 독거노인·결손가정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가 제도적으로 보호 받는 사회, 부정거래를 했으면 기업회장이나 말단사원이나 똑같이 처벌 받는 사회, 특정 견해가 담긴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사회가 필자가 바라는 정의로운 사회이다.

대학교라는 작은 사회도 마찬가지다. 의사결정에서 약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학생지원위원회, 장애인인권센터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학생들의 권익을 지켜주는 학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의 제도를 구현하는 학교, 성추행·부정행위 사건 등의 부정한 사건에 대한 올바른 처분이 이뤄지는 학교,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피켓을 들고 나선 학생들의 목소리가 보장되는 학교가 필자가 바라는 정의로운 학교이다.

최근 한국사회에는 국정원, 밀양송전탑, 천안함 프로젝트, 진주의료원 등 필자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에 부합하지 않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몇 년간 계속돼 온 강정 해군기지 건설, 절차를 무시한 서귀포의료원장 임명 등 도내의 여러 가지 일들뿐만 아니라 제주대학교 내에서도 국가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기성회비 관련 교직원 농성, 올바르지 못한 징계처분 등 정의에 부합되지 않는 현상들이 많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점은 이런 현상에 대해 불만을 가지자고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정의라는 가치를 생각해보고 스스로 판단해보자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먹고 살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대학생들도 학비나 생활비를 벌며 없는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고 지내다 보니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스스로의 꿈이나 가치를 생각해볼 시간이 적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나의 문제, 장사를 하는 우리 부모님의 문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내 형, 누나, 친구들의 문제라는 점을 상기하고 꿈과 가치에 대한 깊은 생각이 나의 미래를 이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22년만에 찾아온 한글날 공휴일, 한 번 깊게 생각했으면 한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전호광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3>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