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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일본인 관광객이 세계 관광시장을 휩쓴 적이 있었다. 동남아(東南亞)나 호주의 관광명소인 골드코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일본 관광객들은 자기네 비행기를 타고 가서 일본자본 호텔에 투숙하고 일본인이 운영하는 쇼핑센터 등을 전전했다. 결국 일본인이 동남아나 골드코스트에서 뿌린 돈은 다시 일본으로 유턴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관광 실태가 이를 꼭 빼닮았다. 자국의 전세기를 띄우고 중국자본이 투입된 숙박시설을 이용하며 쇼핑 또한 대부분 중국자본이 운영하는 곳에서 한다. 이른바 그들만의 거래로, '재주는 제주(濟州)가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꼴이다. 이는 제주관광업계가 처한 현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재 도내 여행사는 약 160여곳으로 이 가운데 20~30여곳이 중국계 자본(資本)이다. 그 중에서도 한 여행사가 제주의 중국인 관광시장을 최소 50%에서 최대 80%까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30여곳에 이르는 순수 향토자본 여행업체는 사실상 중국인 관광시장에 진입(進入)조차 못한 채 들러리 역할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도내 여행업체들은 투어피(tour fee) 없이 버스와 가이드를 비롯해 숙박과 관광, 식사를 제공한다. 오히려 관광객을 보내준 중국업체에게 관광객 1인당 5만원~15만원씩 '인두세(人頭稅)'까지 주고 있다. 이로 인한 손해는 쇼핑에서 만회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관광지는 입장료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의 시간을 쇼핑으로 허비한다. 그렇다고 쇼핑의 혜택이 도민들에게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면세점은 육지부 대기업들 소유다. 고려인삼이나 자수정, 화장품이나 잡화점들도 거의가 중국자본이 투입되어 운영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인산인해(人山人海)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상인 등 제주도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이유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올해 7월 대표적인 '중국인 특수(特需)지역'으로 부각된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의 100여개 상점 주인과 종업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그 결과 중국인 관광객 유입과 상인들의 체감경기사이엔 상당한 괴리(乖離)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 응답자의 77%는 '중국인 손님이 늘었다'고 했지만 '매출이 늘었다'고 답변한 사람은 절반에 불과했다. 화장품과 의류 등을 제외하면 지역상권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되레 국내 관광객이나 도민 손님이 줄었다는 상인도 있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오며 '특수'를 기대하는 일부 건물주들이 기존 영세상인을 내쫓거나 임대료를 대폭 올리는 사례가 빈번하고 있다는 점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기막힌 현실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관광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에 힘입어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만 돌파와 함께 '1천만명 관광객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양적(量的)으로만 본다면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과다. 하지만 대다수 관광업계 종사자와 도민들 입장에선 '외화내빈(外華內貧)' 그 자체다. 한 전문가의 진단처럼 작금의 상황이 '일종의 성장통(痛)이나 과도기적 현상'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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