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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안 640리를 가다
[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9)기차바위 포인트
신이 빚어낸 황홀경에 다이버도 감탄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3. 10.14. 00:00:00

▲서귀포시 법환동 범섬 주변의 대표적인 스쿠버다이빙 포인트의 하나로 꼽히는 '기차바위'는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연산호들이 밀집해 서식할 뿐만 아니라 노랑자리돔 등 열대어종과 대형 해송 등으로 전문가들이 '신들의 정원'이라고 극찬하는 곳이다. 사진=김진수 자문위원

범섬 주변의 대표적 스쿠버다이빙 포인트
제주 바다서 볼 수 있는 연산호 모두 서식

노랑자리돔과 청줄돔 등 열대어류도 반겨

서귀포시 법환동 범섬 주변의 대표적인 스쿠버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기차바위' 포인트다.

이 곳은 마치 기차가 길게 늘어선 듯 수중 기암들의 동산이 연속으로 이어져 기차 형태를 하고 있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기차바위 포인트는 범섬과 법환마을 해녀탈의실쪽 해변 사이 중간쯤에 위치한다. 수심은 14~32m 정도로, 보트다이빙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곳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연산호류를 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크기마저 대형이라 제주를 찾는 다이버라면 꼭 한 번은 찾아야 할 포인트다.

가을을 맞은 제주바다는 쪽빛 하늘을 닮아가고 있다. 덩달아 시야도 맑아지고 있어 요즘이 다이빙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따사롭게 빛나는 햇살을 맞으며 배 위에서 다이빙 준비를 마친 탐사팀은 선장의 신호에 맞춰 하나 둘 입수를 시작했다. 수심 18m 바닥이 보여야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계속 하강해 모래바닥에 내려 앉았다. 수심 36m, 탐사팀은 나침반을 이용해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보이는 자그마한 바위에는 대형 맨드라미산호들이 탐사팀을 반겨준다.

한 20여m쯤 앞으로 나아가자 시커먼 수중절벽이 탐사팀을 가로 막는다. 기차바위 남서쪽 끝단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기차바위 포인트 탐사가 시작된다. 탐사팀은 수중절벽을 따라 천천히 상승하면서 월(wall) 다이빙을 즐겼다. 절벽의 상단 부분은 수심 18m로 절벽의 높이가 15m를 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절벽 상단 부분에는 수중 바위군락인 '여'가 잘 발달돼 있다. '여'의 생김새가 기차의 차량같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다. 포인트 명칭이 생긴 연유다. 다이빙은 이런 '여'를 구경하면서 법환 마을쪽으로 가다가 공기가 떨어지면 상승하게 된다.

기차바위 포인트의 가장 큰 특징은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연산호들이 밀집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색상의 맨드라미 산호와 해송, 긴가지 해송, 고르고니언 산호 등을 볼 수 있다. 게다가 2m가 넘는 대형 해송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아니 이 곳에 서식하는 산호들 대부분이 대형이다. 뿐만 아니라 자리돔 무리의 군무와 청줄돔, 노랑자리돔 등 열대어류, 돌돔 다금바리 등 대형 어종들도 다이버들을 반긴다. 어떻게 한 곳에 이처럼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모여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진수 자문위원은 기차바위 포인트를 신들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신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김 자문위원은 "기차가 없는 제주도에 이러한 특징적 이름도 특별하지만 종류도 다양한 산호군락의 서식 양상은 제주바다 전체를 통틀어 단연 최고의 수중 환경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자문위원은 또 "용암을 녹여 세운 기암괴석, 하나같이 혼을 넣어 도자기를 구워놓은 듯 형이상학적인 절묘한 기암의 비경에 살아숨쉬는 오색영롱한 수중생물들, 어느 돌 하나에도 생명의 흔적이 없는 곳이 없다. 이 곳이 용궁의 뜨락 앞 정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대로·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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