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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김창열 화백과 관련된 미술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제주사회의 문화예술계에선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김창열 미술관 건립내용을 들여다보면 미술관의 위치와 규모, 기능과 관련된 프로그램 등에 있어선 재론(再論)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미술관의 위치이다. 현재 제주도내에는 제주도립 미술관, 저지현대미술관, 기당미술관을 비롯해 사설 미술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 문화예술향유, 문화예술의 대중화가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창열 미술관의 건립위치도 저지리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문화지구 내에 위치하게 돼 시민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대중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자칫 예술가를 위한 예술공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제주도의 미술관을 찾는 도민의 비율이 높지 않는 점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미술관과 공원정비를 통해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를 만든 스페인 빌바오의 쿠켄하임 미술관처럼 도시문제와 시민의 예술적 욕구를 충족해 낼 수 있는 미술관의 위치 검토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둘째는 미술관의 규모이다. 김창열 미술관이 건립될 장소에 인접한 제주현대미술관은 2007년에 개관해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김창열 미술관이 제주현대미술관(연면적 1,773㎡, 지하1층 지상2층)과 거의 유사하게 연면적 1300㎡,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건립될 뿐만 아니라 미술관 내 공간구성에 있어서도 거의 유사하다는 점이다. 이는 거의 유사한 기능과 규모의 미술관이 집중됨으로써 문화예술공간의 편중화, 상호보완적 기능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마나 유지돼 온 제주현대미술관의 정상적인 기능마저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예상된다. 셋째는 미술관의 기능적 프로그램이다. 앞서 제주현대미술관과의 유사성으로 인한 김창열 미술관의 기능적인 문제점을 언급하였듯이 프로그램은 미술관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이며 기존 미술관과의 기능적인 관계설정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김창열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기 앞서 제주도의 중장기 문화예술정책의 틀 속에서 기존 미술관과 상호보완적 관계와 운영프로그램 등에 대해 미술관의 핵심적인 논의가 선행되지 못한 점은 김창열 미술관 건립 후 운영관리에 있어서 상당히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가칭이기는 하지만 김창열 제주도립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기존의 제주도립미술관과의 관계, 기능 등도 신중히 고려됐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례로 최근 옛 국군기무사령부를 개조한 서울관 개관을 앞두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존의 과천관, 덕수궁관과 함께 서울관 체제 아래 각각의 미술관 특성을 살려 과천관은 원로작가, 청년작가 지원과 현대미술사 연구중심과 전시, 덕수궁관은 근대미술전시와 연구, 그리고 서울관은 동시대의 현대미술전시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조직과 운영프로그램 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유사한 제주도문화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은 '제주도 2차 제주향토문화예술진흥중장기계획'에서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때 늦은 감은 있으나 김창열미술관 건립과정에서 지적되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제주도 문화예술의 중장기 계획측면에서 미술관의 위치와 규모, 프로그램 등에 대해 재론의 여지는 없는지 다시 한 번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왜냐하면 박물관과 미술관은 가장 대중성이 높은 공공문화시설이자 도시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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