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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실에 야반도주'…외국인 선수 황당 사례
입력 : 2013. 11.15. 10:28:57

덩크슛하는 리 벤슨

프로농구 부산 KT는 외국인 선수 앤서니 리처드슨의 갑작스러운 결장에 시즌 첫 연패의 쓴맛을 봤다.

 이번 시즌 득점 2위(평균 19.3점)를 달릴 만큼 빼어난 기량을 보이는 리처드슨은 최근 아내가 출산해 경기에 뛸 수 없다며 14일 고양 오리온스전에 빠졌고 16일 창원 LG와의 경기에도 못 나가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전창진 KT 감독은 "가족이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미국에서 출산한 것도 아니고 국내 병원에 있는데 훈련에도 나오지 않고 결장하는 것이 사실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이 워낙 경기보다 가족을 우선하는 문화에 비추어보면 리처드슨의 결장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만도 하다.

 골프 선수 필 미켈슨(미국)은 올해 US오픈에서 딸의 졸업식에 참석해야 한다며 1라운드 당일 밤을 새워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을 정도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큰 프로농구에서는 리처드슨 정도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외국인 선수의 '황당 사례'가 가끔 있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가 결장하는 바람에 경기는 물론 시즌을 망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온 것이다.

 농구 팬들의 기억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역시 '야반도주' 케이스다.

 1998-1999시즌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스)은 그레그 콜버트라는 외국인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김병철, 전희철 등 당시 팀의 주축 선수들이 모두 군에 입대한 상황에서 콜버트에게 큰 기대를 걸었으나 가정 사정을 이유로 시즌 초반 8경기만 뛰고 갑자기 미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26.3점에 11.6리바운드로 맹활약하던 콜버트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하자 동양은 결국 그 시즌에 32연패라는 수모를 당했다.

 1999-2000시즌에는 창원 LG에서 뛰던 버나드 블런트가 비슷한 장면을 만들었다.



 1997-1998시즌부터 2년간 KBL에서 평균 27.7점을 넣는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팬들의 사랑을 받은 블런트는 1999-2000시즌 개막을 앞두고 돌연 미국으로 줄행랑을쳤다.

 그 바람에 LG는 그해 7위에 머물러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당시 이충희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다.

 올해 원주 동부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충희 감독은 전체 1순위로 선발한 허버트 힐이 '태업설'이 나돈 끝에 퇴출당하는 등 외국인 선수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도중 기억 상실증에 걸린 선수도 있었다.

 2004-2005시즌 서울 SK에서 뛴 케빈 프리맨은 2004년 12월 말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히고 나서 자신이 누구인지, 왜 코트에 있었는지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동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긴 프리맨은 1월 초에 코트로 돌아왔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팀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기이한 행동으로 유명했던 리 벤슨은 두 차례나 말썽을 부렸다.

 2004-2005시즌 서울 SK에 입단한 벤슨은 '구단 숙소가 미국에서 복역하던 교도소 느낌이 난다'며 시즌 개막도 전에 팀을 떠났고 오리온스로 옮긴 2006-2007시즌에도 개막을 앞두고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에 돌아간 뒤 구단과 연락을 끊었다. 키 6㎜ 차이로 영입이 불발된 예도 있었다.

 2006년 인천 전자랜드는 새 외국인 선수로 테픈 해밀턴을 영입하기로 하고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밀턴의 키를 KBL에서 공식 측정한 결과 197.6㎝로 나오면서 영입이 아예 무산되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했다.

 당시 규정에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의 키를 합해 400㎝를 넘을 수 없게 돼 있었는데 기존 외국인 선수였던 리 벤슨의 키가 203㎝였기 때문에 불과 0.6㎝ 차이로 해밀턴을 기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전자랜드는 당시 오리온스에서 뛰던 안드레 브라운(200.6㎝)과 벤슨을 트레이드한 뒤 해밀턴을 영입하는 것으로 해프닝을 정리했다.

 2006-2007시즌 LG에서 뛴 퍼비스 파스코는 플레이오프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심판을 밀어 넘어뜨리는 돌출 행동으로 팀의 1년 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부산 KTF(현 부산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파스코는 심판을 밀어 넘어뜨리는 사상 초유의 돌발 행동으로 KBL로부터 제명됐고 결국 외국인 선수 한 명이갑자기 빠진 LG는 KTF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으며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내줘야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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