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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대학 선거관행, 기성세대도 책임 있다
입력 : 2013. 11.19. 00:00:00
제주대학교 학생자치기구 총선거가 오늘(19일)로 마무리된다. 총선거 열기는 뜨거웠다. 선거운동본부원들의 젊은 에너지와 현란한 퍼포먼스로 총선거는 흡사 축제로 꾸며졌다.

하지만 생기발랄한 대학 학생회 총선거의 이면에는 기성정치의 혼탁함이 녹아있다. 현재 대학신문 기자인 필자는 지난 10월부터 '금권선거', '궨당선거', '스폰서선거'로 대표되는 잘못된 학생회 선거문화에 대해 취재했다. 잘못된 학생회 선거문화 관행에 대한 인식을 같이한 여러 학생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물론 모든 학생회 간부들이 혼탁한 선거관행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입신 등의 이유로 잘못된 관행을 저지르고 있어 안타깝다.

금권선거는 기성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러 차례 총학생회 선거운동에 참여해 주요직을 맡았던 한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선거비용이 3000만원은 기본이고 억대 규모의 지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선거운동본부 선거비용의 70%가 식대비와 유흥비로 소비된다. 일부 후보자들은 많은 학과 학회장, 단과대학 학생회장, 학과대표 등을 포섭하기 위해 술을 사는 데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일부 입후보자 가운데는 은행 대출, 학자금 대출 등 여러 경로로 돈을 모아 출마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학생회 간부를 하려면 인맥도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축구대회 응원연습 등을 하면서 선배들로부터 선배교육을 받고 나서 대학 입학 후 그 들과 다시 만나면서 인맥을 쌓게 된다. 그러면서 차기 학생회 선거에 나서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선거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을 강요받기도 한다.

스폰서 선거도 문제다. 기성 선거에서는 후원자들이 기금을 마련해 후보자의 선거자금을 마련한다. 이처럼 학생회에 출마하는 일부 학생들은 외부로부터 자금을 받기도 한다.

졸업하고 이미 유력 기성정당의 청년회장으로 소속돼 있는 사람들이 동문회 일일호프 등을 핑계로 현 대학 내 동문회 회장과 만나게 되고 후보자들과 이들은 식사, 술 접대 등을 통해 '핫라인'이 형성된다. 그들로부터 이런저런 선거 전략의 노하우를 전수 받는다.

이러한 모종의 관계형성을 통해 일부 학생회 선거 출마자들은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 이를 통해 기성정치인사들이 얻는 것은 대학생, 20대 청년들의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속칭 '얼굴마담'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학생회 간부를 하려는 일부 학생들을 보면 인맥을 쌓아 취업하기 위해 학생회 활동을 하려는 이들이 더러 있다.

이들의 잘못된 선거문화는 어디서부터 시작일까. 본인의 영달(榮達)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후보자들의 잘못이다. 하지만 혼탁한 선거운동 관행을 주입하고 있는 기성세대도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학 학생회 선거는 제주지역 기성정치의 축소판이다. 기성세대에게 묻는다. 당신네들의 잘못된 관행을 청년들이 답습하고 흉내 내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기성정당 관계자, 정치인, 선거후보자들은 이 말을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네들이 '미래의 희망'이라 부르길 마지않는 대학생들을 더 이상 잘못된 길을 걷길 바라지 않는다면.

<김명지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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