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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잠을 자면서 다양한 내용의 꿈을 꾸게 된다. 그 중에 흔히 악몽이라 불리는 경우는 내용이 그리 다양하지 않을뿐더러 거의 고정적인 것 같다. 필자의 경우는 의대시절 시험 보는 상황이라거나 군대 훈련병 시절 그리고 수련의 일 년차 시절 정도의 내용일 것이다. 그만큼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이 들었지만 그 당시는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젊음과 체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지난 추억은 보통 아름답다고 하지만 위의 경우들은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는 고통스러운 시기인 것 같다. 어쩌면 일종의 싸이킥 트라우마(정신적인 외상)를 받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 중 하나인 수련의 일 년차 시절을 생각하니 새삼 같이 수련 받던 동료가 떠올라 잠시 악몽 여행을 떠나보려고 한다. 참고로 전문의 수련과정의 첫 일 년은 인턴과정으로 병원의 여러 과를 순회하면서 배우는 과정이고, 다음 삼년 내지 사년은 선택한 전공과에서 수련을 쌓는 레지던트 과정이다. 수련을 마치고 나면 전문의 시험을 볼 자격이 생기고, 합격하면 각 과의 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레지던트 일 년차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힘들고 지치다. 인턴 때는 여러 과를 돌기에 가끔은 땡땡이도 칠 수 있다지만 한 개 과에 묶인 일 년차 신세는 도피처가 없이 모든 스트레스를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것이다. 환자들의 검사 결과를 챙기는 일이며 회진 준비 등의 입원환자 관리, 수술 준비 및 수술 후 관리, 의대생 교육관리 등 하는 일이 아주 많아서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이다.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꾸벅꾸벅 졸기도 많이 하였다. 수술실에 들어가면 개복수술의 경우 보통 네 명의 의사가 한 팀으로 이루어지는데, 집도의를 기준으로 맞은편에 제 1조수인 레지던트 3~4년차가, 집도의 옆에 제 2조수인 레지던트 2~3년차가, 마지막으로 집도의와 대각선 방향에 제 3조수인 일 년차 레지던트가 서게 된다. 외과 일 년차이면 책을 들여다 볼 시간적인 여유가 거의 없을 뿐더러 수술에 대한 준비에만 몰두하였지 수술의 진행 과정은 잘 몰라서 그야말로 자리만 차지하여 서게 되고 수술 시야를 좋게 하는 리트랙터(당기는 수술용 기구)를 잡아당기는 것이 주 임무가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열심히 수술 장면을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잘 보이지도 않아 재미도 없어지고, 수술이 진행되면서 지친 몸에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한다. 어떤 때는 옆의 선배한테 들켜서 눈치를 받느라고 어깨로 밀리거나 발로 차이기도 한다. 깜빡 졸아서 앞으로 순간적으로 기울기도 한다. 그래서 별안간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재미없고 지루한 수술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끝나는 법이어서 그 때쯤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려서 정신이 돌아오고 마지막 집중에 온 힘을 기울여서 마치 수술 시간 내내 수술에 열심이었던 것인 양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는 같은 처지의 레지던트 일 년차에 고향이 대구인 동료가 있어 그의 표현을 빌면, 비몽사몽 수술에 임하다가도 부산항의 갈매기 울음소리가 귀에 들리면 그 후로는 멘탈리티(정신)가 또렷해져서 갑자기 활기를 찾는다고 하였다. 바야흐로 힘들게 수련을 받고 과정을 마친 지도 어느 덧 30년이 되려고 한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같이 고생하던 동료들이 가끔씩 그립기도 하고, 비록 지난 일이지만 그 시절을 잘 이겨낸 자신과 동료들이 대견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지금쯤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길 빌어본다. <성대림 서귀포의사회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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