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뜻한 사람들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39)제주경찰청 외사경찰관들
"나눔과 봉사도 치안서비스의 하나"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입력 : 2013. 11.21. 00:00:00

▲제주지방경찰청 외사계와 국제범죄수사대 소속 경찰관들은 나눔과 봉사 정신으로 결혼이민자들의 멘토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김명선기자

결혼이민자들 안정적 정착과 범죄예방 활동
상처입은 여성들과 다음달에 ‘힐링여행’ 계획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1만2656명(올해 1월1일 기준)에 달하고,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200만명을 넘어섰다.

독수리의 눈으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외사경찰관이다.

제주를 방문하고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외사경찰관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눔과 봉사를 통해 결혼이민자의 안정적인 정착은 물론이고 범죄예방 및 신속한 범인 검거 등의 활동상을 보이고 있다.

남편의 갑작스런 가출과 타국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딸아이를 만나러 온 친정어머니에게 찾아온 병마 등으로 인해 힘들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동티프엉(23)씨에게 가장 먼저 온정의 손길을 내민 것도 이들이었다.

올해 5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팜티히엡씨. 그녀도 남편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고 남편을 잃은 상황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외사경찰관들은 병실까지 찾아 팜티히엡씨를 위로하고 치료비를 전달했다.

고광언 국제범죄수사대장은 "결혼이민자 상당수가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결혼 후 곧바로 생업전선에 뛰어들면서 한국문화와 언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나눔과 봉사도 치안서비스의 하나라는 인식하에 도내 일선에서 활동하는 외사경찰들은 다문화가정이 안정적으로 제주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제주경찰에서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에는 나눔과 봉사정신이 깃든 외사경찰관들의 마음이 통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7월 필리핀에서 제주로 시집온 말리안(27·가명)씨의 남편이 결혼 3개월만에 뇌경색으로 세상을 등진 것이었다. 당시 임신 3개월이었던 말리안씨는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자신을 친자식보다 더 큰 사랑으로 보살펴준 시어머니를 모시고 제주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필리핀에서 소녀가장으로 동생 4명을 돌보던 그녀는 힘들게 일해 번 돈으로 아이의 생활비는 물론 친정 동생들까지 돌봐야 했다. 이런 말리안씨의 사연을 접한 제주지방경찰청 외사계와 국제범죄수사대는 추석에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왔고, 평생 말리안씨의 친구가 되어 정착에 도움을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김영옥 지방경찰청 외사계장은 "말리안씨를 돕기 위해 외사경찰 외에도 여경들도 함께 했다. 경찰의 진정성이 담긴 추석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말리안씨를 보며 도내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음달에는 가정에서 상처를 입은 도내 여성과 결혼이민자이 모여 힐링 여행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