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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겨울나기 어려운 이웃들
생활고에… 추위에 ‘덜덜'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입력 : 2013. 12.09. 00:00:00
한파소식에 난방비 걱정
복지 사각지대 해소해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철이 되면 난방비 걱정에 시름을 앓는 어려운 이웃들이 적지 않다. 지난달 17일 제주지역에 첫 눈이 내린 가운데 제주시 지역에 11월에 눈이 내린 것은 1996년 이후 17년만이란다. 기상청에서는 올 겨울 한파가 예년보다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최근 전기료마저 인상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난방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가정에는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우고 있어, 겨울나기가 힘든 이웃을 찾아보았다.

#1=제주시의 외진 곳에 남의 땅을 빌어 2칸짜리 집을 짓고 살고 있는 박민범(12·가명)군의 가족은 겨울이 오는 것이 무섭게 느껴진단다. 10여년 전기공사 일을 하던 아버지(50대)가 사고를 당해 한쪽 뇌가 녹아버렸다. 이어 사고 후유증으로 몸의 반쪽이 마비가 된 상황에서 무더운 여름에도 두꺼운 외투를 입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정도로 추위를 겪는 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박군의 어머니 마져 3~4년전에 두 아들과 남편을 버리고 아무말 없이 집을 나가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군 형제는 학교급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적십자사에는 제공하는 밑반찬으로 가족들의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매달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로는 겨울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지 고민이다.

#2=제주시 건입동 한 가정집의 단칸방을 빌려 생활하는 김복순(82·가명) 할머니. 육지에 나가서 물질을 해 돈을 벌정도로 건강했던 김 할머니는 50대초반에 사고를 당해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해녀일을 할 수가 없게됐다. 이어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등지면서 홀로 일본으로 밀항해 힘들게 일해서 모은 돈 마저 다 날려버린 상황에서 4년전에는 대장암 수술까지 하면서 병원비 걱정까지 해야하는 신세가 됐다.

최근 왕래가 없는 아들이 사업자 등록한 사실이 행정기관의 조사에서 밝혀지면서 매달 받던 50만원 정도의 기초생활수급비가 30만원으로 줄었다. 6.6㎡~9.9㎡ 넓이의 단칸방에 온기를 전해주는 것은 전기장판이 유일한데 방안가득 한기가 강해 여러겹의 장판이 깔려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할머니의 유일한 말벗이기도 한 적십자봉사원이 다녀가는 날을 빼고는 일주일내내 한마디도 안하고 지낼때도 있다고 외로운 마음을 애둘러 표현했다. 지난해 지역의 봉사단체에서 난방비로 200ℓ등유를 지원해준 적이 있는데 이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일러를 켜봤다고 한다.

박주희 제주자치도의회 의원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우리의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도록 튼튼한 복지체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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