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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6시, 아직도 컴컴한 밤을 농장으로 향한다. 거리는 이미 자동차의 행렬이다. 이 새벽에 대려고 얼마나 명심하였을까. 잠인들 깊이 들 수 있었을까. 아침은 물론, 간식 점심 준비까지를 챙겨야 하는 집집마다의 어머니들, 늘 힘에 겨운 우리의 어머니들인 것이다. '낼 아침 출근을 위하여 일찍 자야 하는 시인'(오승철의 시)처럼, 감귤 수확 철엔 일상도 조심스럽다. 술자리를 삼감은 물론, 무엇보다 잠을 일찍 자서 날마다의 피로를 바로 푸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가뿐한 새벽출발이 어렵다. 체력관리에 실패한 운동선수 같이 초반부터 비실거리게 된다. 1개월 이상의 강행군이기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그 뿐인가. 해마다 더해가는 인력난에, 등락을 거듭하는 밀감 값이며, 날씨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과정을 거친 연후의 저 자동차들의 새벽 질주, 장관이다. 신명인 것이다. 양마단지 입구에서 일꾼들을 마저 태우고 농장에 도착하면, 아직도 사위(四圍)는 어둑하고, 서리 내린 들녘에 바람이라도 불면, 바로 시베리아다. 아름드리 통나무 불을 넉넉히 피워 놓고, 몸을 녹이며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고구마도 수북이 구워낸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았지만, 다들 그 군고구마에 손이 간다. 이 겨울, 숨 가쁜 감귤철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선잠 깬 노루 두엇이 기웃거린다. 눈망울 초롱초롱하다만 "이 좋은 불에, 저거 한 마리 구워놓으면, 막걸리 사발도 곁들이면, 오늘 하루가 족히 잔칫날이 될 텐데…"하는 생각이야 또한 어쩔 것인가. 한 여름을 땀으로 일궈 낸 밀감이라 하나같이 애착이 간다. 적당한 강우량으로 예년에 비해 당도가 높아 판매가도 좋은 편이다. 계란 다루듯 하나하나 따면서, 쌓여가는 콘테너들을 보는 것, 무시로 터져 나오는 일꾼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들녘의 겨울은 충분히 풍요롭다. 이후, 가격파동으로 시장바닥에 짐짝처럼 떠밀리는 신세가 되더라도, 그건 그때의 일이다. 이 순간이야 정성의 정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니, 간절한 기도처럼. 좀 잠잠한가 싶으면, 아픈 이빨 도지듯, 뭔가가 터지는 세상이다. 이번엔 한·중 FTA다. 상대는 자그마치 중국이다. 감귤생산량이 3000만 톤에 이른다는 13억 인구의 거대한 대륙, 그 중국인 것이다. 실로 공포가 아닐 수 없다. 이 절박한 시점에,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고작 50만~60만톤 생산에도 허덕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애타는 그 농심에 아랑곳없이, 이 나라 국회라는 곳은 만날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다. 참으로 지겨운 혐오 연속극 재방영의 연속이다. 찰거머리 같이 붙어 질질 날밤을 지새우고 있는 것이니, 아예 그 민심이사 어찌 짐작인들 할 것이랴.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로, 세비가 아까운 족속들이다. 눈에 불을 켜고, 우리 농심이 늘 깨어있어야만 하는 까닭인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숱한 고비를 넘기면서 여기까지 왔다. 생각해보라. 그때, 그 UR이나 한미 FTA때도 다 죽는 줄 알았지 않은가. 중국, 언젠가 맞붙어야 할 상대다. 기어이 '죽기 아니면 살기'의 각오로 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수반하는 것이니, 설마 하늘이 통째로 무너지기야 하겠는가. 동요하면 안 된다. 다만, 주어진 하루하루에 진력을 다 하는 것,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강문신 시인>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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