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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평등은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
입력 : 2013. 12.12. 00:00:00
평등은 '이것이다'라고 한 마디로 정의하지 못할 정도로 각 개인이 느끼는 평등의 온도차가 있다. 이러한 평등을 이야기로 푼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평등을 부르짖으며, 평등을 논하고, 공감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사전에는 평등이 어떻게 정의 내려지고 있는가를 보면, 백과사전에는 '평등(平等)'은 권리, 의무, 자격 등에서 차별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평등은 아주 넓은 의미를 갖고 있어 사용하는 사람의 사상과 경우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때문에 자유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차별이 없는 상태를 정의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는 것은 민주주의 가장 기본적인 이념이다'라고 정의돼 있다.

국어사전에는 평등을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한자사전에는 '①차별(差別)이 없이 동등(同等)한 등급(等級) ②치우침이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 두루 미쳐 차별(差別)이 없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평등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살펴본 것은 과연 우리 삶이 사전에 정의처럼 평등적인 일상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공감해보기 위해서다.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어머니 등과 떨어지면 집 밖 세상과 단절됐다. 세상에 참여하지 못하고 기회 자체도 주어지지 못한 삶을 살았던 나에게는 어머니 등에서 떨어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었다.

사무실에 근무하다 보니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러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나로서는 받지 못하는 검사가 많다. 가장 단순한 키 검사부터, 비만 검사, 유방검사, 위 내시경 검사 등…. 과연 나는 기회의 평등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래서 평등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게 됐다.

이런 일상으로 내가 느낀 것은 평등은 차이에서 출발해야 하며, 누구로부터 차이인가가 중요함을 깨닫게 됐다. 장애여성은 여성과 비교해 장애라는 차이를, 장애남성과 비교해서는 성이라는 차이가 나타난다. 모든 것에 기준점(비교하고자 하는 대상)은 소수가 아닌 다수의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반대로 가장 불편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기준점으로 출발해도 차이는 발생한다. 그러나 소수의 기준점이 평등의 삶을 갖게 되면 모두가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기에 평등의 기준점이 누구로부터 발생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기준점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차이가 차별이 되고, 평등하지 않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그러기 때문에 '평등'의 반대말은 '불평등'이 아니고, '차별'이며, '차이'의 반대말은 '동일'이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다 보니, 평등이 아닌 차별로 나타나게 되며, 기준점이 다수로 출발하기 때문에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평등의 시작은 차이를 인정해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의 간극을 좁힐 때 우리가 꿈꾸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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