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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에게 물어 본 제주문화의 현주소
입력 : 2013. 12.24. 00:00:00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지난 11월, 제주도민들의 문화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어서 지면에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이 조사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문화의 개념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 문화란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그 의미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보편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영역과 따로 구분해 문학, 예술, 종교, 영화, 패션 등 정신적이고 지적인 예술활동 혹은 그 산물에 국한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문화를 정치, 경제, 사회와 떼어내어 순수한 교양의 일부로만 볼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문화의 가치는 다분히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현대에 와서 문화는 생산, 분배, 재화의 창출이라는 산업화의 길을 가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일반대중이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측면에서 이해돼야 하겠지만 여전히 대중문화와는 선을 긋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제주도민 문화의식조사에서 지난 1년간 문화행사를 관람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도민 73.5%가 지난 1년간 문화행사를 관람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고, 가장 즐기는 문화예술장르는 영화(89.3%)였고, 그 다음으로 미술·사진·건축 등 전시예술(55.1%), 연극·뮤지컬 등(33.1%), 오페라 등 음악 공연(28.6%), 문학(2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화산업으로서 확고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영화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이미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의외로 전시예술이 공연예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아마도 도내 박물관·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전시시설들이 증가한 추세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1년간 문화행사를 관람하지 못한 도민은 그 이유로 '시간이 나지 않는다'(47.5%),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20.9%), '관심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19.6%) 순으로 답변했다. 문화생활 만족도는 만족(13.8%)보다 불만족(23.1%)하다는 응답률이 많았다.

 한국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6시간으로 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길다. 하지만 최근 주5일제 근무의 정착으로 여가시간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많다는 점은 노동경쟁력을 경제가치의 우선순위로 보았던 과거의 관념이 지속되고 있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여가시간이 증가했지만 여행, 스포츠, 레저와 같이 순수문화예술장르와 경쟁요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점은 두 번째로 답변이 많았던 '관련 정보의 부족'과 연결 지을 수 있는데 문화예술의 유통구조의 확대개편과 더불어 다양한 미디어의 활용 등 도민들의 문화정보 갈증을 해결해야 할 묘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의식조사 전반에 나타난 수치를 타 시도와 비교할 때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문화수준에 대해서는 응답자 절반(53.1%)이 낮다고 답변하고 있어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문화교육프로그램의 확대를 통한 저변확대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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