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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중국자본 개발대행업자로 추락하는 제주도
입력 : 2014. 01.22. 00:00:00
행정심판 결과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한 제주도의 행정절차는 잘못됐다고 판결이 난 무수천유원지 개발사업에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이었던 제주도가 이번에는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크게 줄여 하나마나 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절차상 전혀 문제없다는 태도이다. 일반인이 보더라도 문제점이 분명한 사실을 제주도만 아니라는 억지를 부린다. 가령, 환경영향평가 항목 중에 양서류·파충류 조사를 해야 하는데 겨울철에는 동면에 들어가 버려 현지조사가 어려운데도 제주도는 겨울철 조사만으로도 괜찮단다. 사업자만을 위한 제주도의 황당무계한 주장과 행태들을 살펴보자.

첫째, 환경영향평가 중에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가이드라인을 완전히 무시했지만 제주도는 법적 하자가 없다는 주장이다.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매뉴얼에 따르면 자연환경보호구역,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 멸종위기 야생동물서식 지역 등은 봄, 여름, 겨울 연 3회 조류(鳥類) 조사를 해야 한다. 현재 무수천유원지 개발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은 환경부가 고시한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이 포함된다. 또한 지난해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등 도내 4개 박물관이 공동 수행한 연구보고서의 조류 조사결과 이 지역에는 8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조사는 봄, 여름 추가조사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지만 무슨 의도인지 제주도는 겨울철 조사에 그친 사업자 편만 들 뿐이다.

둘째, 동·식물상 조사시기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기질, 수(水)환경 분야에 대한 현지조사 가이드라인을 어기기도 매 한가지지만 개발사업자를 향한 제주도의 마음은 일편단심이다.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매뉴얼에 따르면 대기질 현지조사는 최소 2계절을 해야 하고, 수환경 분야 현지조사는 갈수기, 저수기, 평수시, 풍수시별로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조사는 대기질, 수환경 모두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제주도와 사업자는 이미 한식구나 다름없다.

셋째,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들이 제출한 의견서를 임의대로 가공하고, 누락시키는 등 사업자를 위한 제주도의 노골적인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나오면 심의위원들이 이에 대한 검토의견을 제출하고 사업자는 본안에 검토의견에 대한 반영여부를 밝히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는 일부 심의위원이 제출한 의견을 제 입맛에 맞게 수정하고, 핵심적인 사항은 아예 삭제한 후 사업자에게 전달했다. 현재 논란의 핵심이 된 봄, 여름, 가을철 생태계 조사를 추가하라는 의견만 골라 삭제한 것이다. 공정한 행정을 포기한 것이며, 개발대행업자임을 스스로 자임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제주도의 기행(奇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6년에 작성된 환경영향평가 내용을 문헌조사 자료도 아닌 현 사업자가 자신들이 현지조사를 한 것처럼 꾸며놓았는데도 제주도는 이 역시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환경영향평가 규정에 따르면 이 자료는 문헌조사로 활용될 뿐이다. 단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발행하지 않은 자료는 5년 이내 자료만 가능해서 이마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제주도는 앵무새마냥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이처럼 우근민 지사 임기 말에 들어서 제주도의 행정원칙은 찾아볼 수가 없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매뉴얼마저 부정한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없애고, 개발을 위한 지원부서로 변한 환경부서도 폐지하라. 그리고 거짓으로 점철된 '선보전 후개발' 약속도 도로 가져가라.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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