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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통일에 대비해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입력 : 2014. 02.10. 00:00:00
박근혜 대통령이 1월6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국민들에게 전달하려 한 메시지는 크게 3가지가 아닌가 한다. 하나는 통일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발전의 유일한 길이다. 길이 열리면서 함께 맺힐 열매는 남북한을 포함하여 주변국 전체에 고루 돌아간다. 또 하나는 통일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거들먹거리는 게 꼴사나워 멀리하고 싶지만 이들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통일은 도둑처럼 오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할수록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

많은 언론과 연구소들이 통일 관련 대형 기획기사를 연이어 쏟아내면서 국민들은 전에 없는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차제에 통일을 논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몇 가지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첫째, 한반도 분단의 1차적이고 근원적인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것이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은 처음부터 불법이며, 원래부터 무효다. 을사5조약(1905)이 대한제국 황제가 서명하지도 않았고, 비준절차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패전의 책임은 엉뚱하게도 불법 식민 지배를 받던 우리가 뒤집어써 38선이 그어지는 꼴이 됐다.

"아! 日本이 분단됐어야 했다"는 김정운의 감언이설(敢言異說, 2014.1.3. 조선일보)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물론 분단의 책임 모두를 외부로 돌리는 것은 어리석다. 나라를 야수(野獸)에게 빼앗긴 데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힘이 우리에게 없었던 데 대해 수치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

둘째, 어떤 통일이어야 하는가? 우리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유·인권·평등·법치 등 인류 보편적 가치는 훼손할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다. 때문에 자유민주주의와 수령절대주의는 뒤섞일 수 없으며, 자유시장경제와 국가계획경제는 병존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힘의 관계가 대등한 상태에서 주고받으며 통일을 이룬 사례는 없다.

셋째, 더 큰 대한민국 건설만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교훈이다. 신(神)이 내린 선물이라 불리는 동서독 통일에서 통일을 가져 온 키워드 하나를 찾아내라면 서독의 경제력이 아닌가 싶다.

동독 주민들의 '우리는 왜 이것 밖에 못 가지는가?' 물음에 대한 대답도, 미국이 독일통일을 적극 지원한 배경도, 소련이 동독을 놓아준 이유도, 서독 경제력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 북한 동포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고, 격(格)을 갖춘 큰 나라로 성장하는 것은 통일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넷째, 통일 시기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러시아 최고 권위의 국책연구기관인 IMEMO는 '2030 전략적 세계전망'이라는 특별보고서(2011.9)에서 '2020년대에 이르러 북한은 현재와 같은 형태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의 한반도 통일을 전망했다. 이후 국내의 많은 기관·연구소 등에서 통일 시기나 비용 산정에 2030년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독일통일을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듯이 남북통일도 언제 어떤 형태로 우리 곁에 다가올지 어느 누구도 모른다. 놓치지 말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통일 준비에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

'북한이 망하면 보수는 뭘 먹고 사나?'라는 빈정거림이 한 때 유행한 적이 있다. 아무쪼록 헌법이 국민에게 부여한 통일의 사명과 모처럼 불기 시작한 통일 희망의 기대가 우리사회의 건전한 통일담론에 의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문대영 제주대학교 초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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