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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이날 1분25초32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거머쥔 주인공은 러시아 선수인 '빅토르 안'이었다. 이같은 쾌거에 러시아는 열광했으며, 빅토르 안은 일약 '국민 영웅'이 됐다. 동계올림픽 강국이면서도 쇼트트랙 불모지(不毛地)였던 러시아에 첫 메달(1500m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안겨줬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쇼트트랙에서 우리 모두가 가졌던 바람을 빅토르 안이 모두 이뤘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의 평이다. 같은 날, 러시아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는 빅토르 안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국민들은 마음 한편 기쁘면서도 착잡하기만 했다. 그의 한국명이 새삼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안현수(安賢洙). 그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5000m 계주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의 위업을 이룬 '대한민국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8년 1월 훈련 도중 당한 무릎 부상은 안현수의 인생 항로를 바꿨다. 힘겹게 재활을 마쳤지만 대표팀 복귀에는 실패했다. 설상가상 2010년 연말 소속팀인 성남시청마저 쇼트트랙팀을 해체하면서 그는 갈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리고 2011년 "쇼트트랙을 사랑하고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끝내 러시아로 귀화(歸化)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빙상연맹과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란 말도 흘러 나왔다. 한동안 잠잠했던 소문은 소치 올림픽에서 안현수의 화려한 재기(再起)와 한국 쇼트트랙팀의 몰락(沒洛)이 대비되면서 수면 위로 부상해 빙상연맹을 비롯한 스포츠계 전반에 '후폭풍'으로 몰아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3일 지적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최고의 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안현수 선수가 다른 나라에서 선수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와 줄세우기, 심판부정을 비롯한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파벌(派閥)주의 및 줄세우기 등의 문제가 비단 스포츠계에만 국한된 것일까. 정치권만 보더라도 수십년동안 이념과 지역, 세대 등의 편가르기에 여념이 없다. 그 저변엔 '적대적인 공생(共生)관계'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파벌정치세력이 자리잡고 있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부르짖는 한편으로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한 박근혜 정부 또한 예외는 아니며, 자치시대의 지방정치권 역시 이 범주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빅토르 안'의 경우,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문제란 점에서 접근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 순간에도 불공정(不公正)한 대한민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는 사람은 없는지, 우선 정치권부터 '안현수 금메달'이 주는 교훈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축전을 통해 언급한 이후 러시아에선 '빅토르 안'과 함께 '빅토르 최' 열풍(熱風)이 불고 있다 한다. 한국계 러시아의 록가수였던 빅토르 최는 발표하는 앨범마다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었다. 지금 '빅토르 최'는 가고 없지만(1990년 요절), 이제 '빅토르 안'이 그를 대신해 러시아 대평원에 한국인의 혼(魂)을 떨치고 있다.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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