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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대한민국 유일 말산업 특구 '제주' 어디까지 왔나
'말의 고장' 제주, 정부 신성장 동력산업 견인차 가늠대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4. 03.03. 00:00:00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 최초로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내륙에서 필요한 말을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게 돼 말 산업 발전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제주의 초원을 달리는 말.

박 대통령 공약… 전국 최초 대한민국 1호 '말산업 특구' 지정
도, 승마산업 활성화 등 2017년까지 관련 산업에 1142억원 투자
제주산마 혈통 정립·품종 브랜드화·제주마 자원 확대 등 과제

전국 최초로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제주가 '제1의 말의 고장'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말산업 특구 지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제주 말 산업 특화단지 조성'과도 부합돼 말 산업 발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말을 생산하고 육성하는 대표지역으로, 내륙에서 필요한 경제적인 말을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게 돼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말 산업을 견인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향후 ▷경마산업 육성 ▷승마산업 활성화 ▷마육산업 육성 ▷연관산업 육성 등으로 구분해 연도별·재원별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오는 2017년까지 중앙지원 462억원을 포함해 114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제주의 현 주소와 미래 성장 동력산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제주도는 2012년 9월10일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기 전 부터 특구지정 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1년부터 말 산업 육성 전담조직 신설과 제주말산업육성위원회 구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말산업 특성화 대학선정과 제주말산업 종합진흥계획 확정, 말산업육성 및 지원조례 제정과 말산업 특구 지정신청을 위한 태스크 포스 팀 구성으로 말 산업 특구 지정에 대비해 왔다.

▶제주 말산업 실태=제주는 고려 시대부터 말을 사육하는 목마장으로 이름난 말의 고장이다. 전국 초지의 42%, 말 사육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말 산업으로 인한 매출액은 1000억원 규모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제주 말산업은 승마, 경마, 마육, 향장,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다. 제주 지역에서 승마장이 개설된 것은 1980년대 초로 제주마 보호와 육성이라는 면에서 권장한 관광 승마장은 중산간 지역 번영로와 평화로 도로변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제주 지역의 관광 승마장으로 어승생 승마장과 명도암 승마장 2개소가 1996년 등록 신청해 개설됐다.

제주 지역의 관광 승마장 이용은 관광객들이 70~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각종 부대시설 설치는 물론 영세한 경영주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책과 관리 대책을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경마공원에서는 제주마와 한라마의 경마가 시행되고 있다. 2013년 기준 848회가 시행됐다.

현재 말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말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말고기의 수요 확대가 필수적이다. 말고기 유통 및 식당은 현재 48개소에 이르고 있다. 말기름과 말가죽을 활용한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도내 업체 2곳에서 마유 화장품과 말가죽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제주자치도 향후 계획=말산업 특구로 지정돼 정부의 예산 지원과 세금 감면, 국·공유지 임대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말 조련 및 승마 거점센터 조성 등 6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말 조련 및 승마 거점센터 21억원, 에코힐링 마로건설 14억원, 한라마 혈통정립 브랜드화 4억원, 우수 씨수말 도입 10억원, 제주형 말산업 연관제조업 육성 2억5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승마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말을 타고 올레·오름·초원 등 3가지 유형의 자연 풍광을 즐기는 마로 100㎞ 조성 ▷승마 터미널, 마사, 마장, 계류장, 말 샤워실 등을 조성하는 승마관광길 조성 ▷잣성, 테우리 등 제주의 말 문화 유적지를 연계한 마로 조성 ▷재활승마 요양치유센터·빌리지 등을 갖춘 체류형 말 복합테마파크 조성 등이 골자다.

또 승마 트레킹 코스, 실외 마장, 말 제품 전시장, 숙박시설 등을 갖춘 승마 치유센터를 건립하고 관광·휴양지를 순회하는 역마차를 운행하며 말고기 전문 특화거리, 경주마 종합휴양센터 건립, 천연기념물인 제주마 증식 기반 구축 등도 추진한다.

국내 말산업은 95% 이상이 경마산업에 편중된 반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마 27.5%, 관람 27.7%, 레저 30.6%, 기타 14.2%로 선진국형 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말산업 특구를 통해 레저, 관광 등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같은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제주는 말의 고장에 걸맞는 국내 최고의 말산업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말산업 현황=미국의 켄터키와 영국의 뉴마켓, 프랑스의 썅떼와 독일 하노버, 일본의 북해도는 말을 이용해 생산과 조련, 가공과 유통 등을 융복합해 말 산업을 지역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미국의 켄터키 주의 말 산업의 경제유발 효과는 일자리 8만 개를 포함해 연간 4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다. 프랑스는 경마와 승마, 사료와 수의, 안장과 마구, 장제와 마육 등 유통과 소비 전반에 걸쳐 말 산업이 골고루 발달해 있다.

최근 국내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말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말을 키우는 축산농가도 늘고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9월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안을 짰다. 2016년까지 4228억원을 투입해 말 생산을 300가구, 3000마리로 늘리고 승마장도 45곳에서 60곳으로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전북 장수군은 이미 10년 전부터 공을 들인 덕에 2011년 지식경제부가 '말 레저 문화특구'로 지정했다. 2003년 특성화학교 한국마사고교가 문을 열었고, 한국마사회가 직영하는 경주마 육성 목장(150만㎡), 국제 규격을 갖춘 승마장(16만5300여㎡), 승마체험장(3만1300여㎡), 말 전용도로(10㎞·말 크로스컨트리)까지 있다. 전남도는 바닷가 간척지에 말 사육 단지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이미 지자체 10여곳이 말특구 지정을 위해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이다. 제주도가 첫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만큼 제대로 관리하고 계획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조덕준 제주도 축정과장은 "제주산마 혈통 정립 및 품종 브랜드화, 제주마 경주자원 확대 등 현안과제도 적지 않다"며 "말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상황에서 말의 고장 제주는 국내 말산업 전진기지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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