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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삶의 보험'을 가져보자
입력 : 2014. 03.06. 18:57:37

임길채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공의 과정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14년의 시간 동안 수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이 필요할 때는 수술실에서 환자의 질병을 해결하면서 때로는 기쁨을 느끼지만 심적, 육체적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 가끔은 힘 없이 작고 약한 내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특히나 암환자들과 같은 중병을 앓고 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대할 때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밤 잠을 설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간단한 수술을 시행할 때도 예기치 못한 합병증으로 인해 환자들이 고생하게 되는 때는 마음이 미치도록 괴롭기도 하다.

의사들은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특별한 재능이나 강한 사람들은 아니다. 오히려 타인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큰 중압감을 힘겹게 이겨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다행스럽게도 내겐 이런 의사로서의 일을 수행하는데 버팀목이 되는 '삶의 보험'이 있다. 환자들의 질병을 진단하고 수술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밀려올 땐 하나님께 잠시 동안 기도를 드린다. 지금 내 앞에서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부탁하며 누워있는 환자의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할 수 있는 120%의 힘을 낼 수 있도록 간절하게 청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제로 어떤 힘이 부여되는 지는 모르지만 내가 지금 행하는 수술 중에 방심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면 이상하게도 수술에 대한 자신감과 누워있는 환자에 대한 사랑이 가슴 속으로 밀려와 12시간이 넘는 수술 시간 동안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이겨낼 수 있게 된다.

각자의 '삶의 보험'은 종교가 될 수도 있고, 자신이 사랑하는 그 누군가 일 수도 있고, 혹은 어떤 심적, 물질적 대상일 수 있겠다. 마음 속으로 간절하게 의지할 수 있는 올바른 대상을 갖는 것은 일의 중압감에 고통 받을 수 있는 의사들에게 든든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료를 하고 환자들을 대하는 동안 예기치 못한 서로에게 슬픔을 줄 수 있는 일이 생겼을 때,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없다면 그 고통은 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의 고통을 함께 이겨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의사들로서 자신이 진심으로 의지할 수 있는 올바른 '삶의 보험'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공짜로 가입할 수 있고 어려울 때 가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임길채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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