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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다시 돌아오면서
입력 : 2014. 03.27. 00:00:00
[하루를 시작하며] 회자정리란 말은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질 날이 온다는 말이라면, 그 반대도 인연이 있을 듯싶습니다.

저는 2001년 9월부터 2010년 3월까지 10년간 한라일보의 메인 칼럼을 쓴 일이 있습니다. 타의였지만 10년이면 충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되어 크게 섭섭하지는 않았습니다. 수필이 아니라 칼럼을 어떻게 쓰는 것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들어섰던 길, 힘들기도 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몇 개월 전 어머니 진료 차 제주대학교병원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수강하고는 관련이 없었던 교양과목 교수님에게 인사를 드렸더니 칼럼 쓰는 아무개 아니냐고 반겼습니다. 4년이 지났어도 기억하고 계신 것이 고마웠습니다.

회자정리라고 미련 없이 기존의 상황을 떠나는 것보다 돌아오는 일이 더 어려움을 압니다. 지금도 한라일보에 글을 쓰고 있느냐고 물어오는 독자들에겐 이제 그렇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그간 타지에서 칼럼을 썼던 것도 힘이 배가됩니다.

현재 도내에는 일간지 6개가 있어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의 입장에서는 더 잘 써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변화된 상황도 잘 압니다. 얼마나 독자들의 긍정적인 생각을 이끌어내느냐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칼럼에 대해서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농고를 졸업하고 3년간 독학재수를 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외로운 마음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게'서처럼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입니다.

그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한 편의 칼럼에서였지요. 수십 년 전 당시 조선일보의 명칼럼니스트인 모 지방법원의 부장판사였던 강○○님의 글은 혼자 외로운 길을 끝까지 가게 했습니다.

그 분의 어느 날 칼럼은 어려움에 헤매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글이었습니다. 이제 40년 가까이 지나 제대로 기억할 수 없지만, 세상일은 뜻대로만 되지 않음을 일깨워줬습니다. 세상에 공부 좀 한다고 해서 누구나 손쉽게 판·검사가 된다면 하급 공무원은 누가 하며 우편은 누가 배달하느냐, 세상은 다 잘난 사람이 될 수 없고, 술을 파는 여자도 있어야 잘 돌아가기 마련 아니냐는 논조에 푹 빠졌었지요.

재수 좀 한다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 농사라든가 힘든 일은 누가 할 것인가. 각자에게 주어진 역량만큼 이루려고 한다면 삶이 훨씬 쉬워지겠지요. 사람은 위를 쳐다보기 보다는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는 일이 쉽지만 원래가 욕심으로 크는 동물입니다. 개인적으로 수백억 원의 재산을 가졌으면서도 더 벌기 위해 애쓰지 않습니까.

이제 다시 칼럼을 쓰면서 몇 가지 중심을 잡고 나가려 합니다.

우선 한 사람의 독자에게라도 진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글, 앞의 예에서 모 판사의 칼럼을 들었듯이 마음 아픈 사람, 그리고 여러 가지 사회 부조리를 깨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칼럼 게재 주기가 충분하니 신문이나 인터넷 등에서 자료에 충실하겠습니다. 예전 칼럼 집필 시에는 무려 1년 동안이나 자료를 수집하면서 글이 어느 정도 익은 다음에 게재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에 앉아 고민 없이 쓴 글은 독자가 먼저 알 것입니다.

부족한 능력이지만 가능하면 현안문제에 대해서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칼럼을 쓸 기회를 준 한라일보에 감사드리면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오태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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